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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영상감독 유승훈과 수다를 떨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수다를 떨자. 수다가 어디 여자들만의 전유물이던가? 그 남자와 수다를 떤다. 주거니 받거니, 둘이 만나면 2-3시간이 후딱이다. 헤어지면서 다시 전화하잖다. 수다의 사전적 의미는 <쓸데 없이 말이 많음>이다. 그런 의미라면 이 <둘의 수다>는 단순한 수다가 아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다. 생각의 우물파기이다. 퍼내도 퍼내도 끊이지 않는 물이다. 이들은 영상 감독 유승훈과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이다. 

내가 찍어 준 프로필이다. 장난감을 찍는데 장난감같은 카메라를 들이댄다. 장난감으로 그가 놀면 장난이 아니다. 창작이 된다. 그의 이야기는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영상감독이지만 왠만한 시나리오는 직접 쓴다. 그는 그것을 장점이라 말하지 않는다. 자신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겸손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무튼 그는 진지하다. 천재적 기질이 보인다. 그가 천재라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징후가 보인다.

그의 작업은 스마트하다. 감동적인 영화 만큼이나 군더덕이 하나 없다. 그 깔끔함 속에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 답은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인식된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그의 작업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담아 감독의 재량을 더한다. 그는 에디터이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을 겸비한 아티스트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아직은 세상이 저평가한 능력자다. 이야기 속에 기획을 담아내고, 선명하게 영상을 완성해 낸다. 긴 시간 고민하지 않는다. 간결하다. 그건 보면 믿게 된다. 그의 작업은 그의 copyright와 함께 믿게 된다.

둘의 수다는 닮은 점이 있다. 사물 뿐 아니라 단어 하나에도 사유한 흔적이 보인다. 그는 소설, 수필, 리포터를 드라마, 다큐, 그리고 홍보영상으로 비유해 말을 이어간다. 책에 나온 이야기냐고 묻자 아니라고 한다. 나의 <생각 만나기>과정과 많이 닮아 있다. 유명 철학자의 아류적 사유가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자기철학 말이다. 그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화되고 덤핑이 난무하는 영상시장에서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살아 있다. 꿈틀거린다. 자존은 일에 몰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기승전영상, 기승전승훈, 기승전딸이다. 딸바보인 그는 아이의 놀이감에서도 자신의 창작적 사유를 찾는다. 일상의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창작자의 기본 자질을 갖춘 유승훈 영상감독!

그가 편집한 나의 영상이다. <photo play>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를 주니 뚝딱 만들어서 보낸 것이다. 간결하다.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금새 알아내고 완성한 것이다. 나에게 영상은 유승훈이다. 

어느날 그의 페북에 올라 온 사진이다. 과거 사진이 올라오면 그 시절이 그리운 거다. 젊은 시절이 그립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범생으로만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한방 먹인거다. 자신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자유주의에 대한 의식을 끄집으려는 태도이다. 다양한 시도가 지금 그의 생각 속에 담겨있다. 그 밑천이 즐거운 일터를 만든 것이다. 그에게 말을 걸면 진지하게 다가와 앉는다.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다정다감한 그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영상감독 유승훈과 수다를 떨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