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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음식이 말을 걸어 오더라. <강정이 넘치는 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물과 대화를 나눈다. 사람과는 뭐가 다를까? 대동소이. 소통의 방법은 바라봄이다. 자신의 감정에 따라서 달리 인식한다. 음식을 잘 찍는 방법은 사랑스럽게 그들을 바라봐야한다. <그들>이라고 말한다. 사물을 사물로 바라보는 <그것>이란 화법으로는 그들을 매력적으로 찍을 수 없다. 자, 그들을 만나보자. 강정집 메뉴를 찍으며 그들과 속삭인 결과들이다. 그들의 감정은 빛이란 언어를 활용한다. 살포시 다가와 내려 앉는가하면, 가을바람이 스산하게 불어대는 듯한 느낌도 갖는다. 포응하거나 어깨동무 내지는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하나씩 찍다가 마지막에는 전부를 찍는다. 앙증맞은 그들의 포즈가 눈에 띤다. 촬영은 석양이 창문을 넘어 바닥에 비추는 시간으로 정한다. 때로는 준비한 인공 조명으로 그들을 맞이한다.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신선해야 한다. 사진에 비친 질감이 환상적인 이유는 전국으로 명인을 찾아가서 받아온 것이어서 그렇단다. 

만든 음식을 바라보는 이는 황사장이다. <청담동 강정집 황사장>에게 음식에서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다. 맛과 건강, 둘다 놓칠 수 없다고 말한다. 선택을 요구하지 말라는 눈치다. 욕심이 아니라 의욕이다. 열정이다. 고객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보여주려는 황사장의 의지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마음도 그렇다. 맛있게 보이면 먹을 때 맛을 지배한다. 음식의 선입견이 천연 조미료처럼 맛을 첨가하게 된다. <강정이 넘치는 집>은 정이 넘치기 전에 신뢰가 우선이다. 

음식이 말을 걸어 오더라. <강정이 넘치는 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