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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바보(바다보물) 멸치, 원종찬 대표를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바보> 명함을 받으니 <바보>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들여다보니 '바다보배'란 의미였다. 역설적 표현이 노이즈 마케팅처럼 보인다. 묵묵히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뭇사람들은 바보라 부르곤 한다. 그래도 좋다. 대표의 의지로 보인다. 넓은 바다, 수많은 어종 중에서 멸치를 택한 이유는 뭘까? 플랑크톤을 첫번째 먹고 자라는 게 멸치란다. 칼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좋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단다. 멸치는 작은 거인이다. 작다고 무시하면 클난다.

원종찬 대표는 깔끔한 성격. 바닥에 내려 놓고 사진을 찍으니 촬영 세트로 안내한다. 바닥과 멸치의 대비를 통해서 멸치 고유의 질감을 표현하려는 의도였다. 자연광이 멸치를 비추니 그 질감이 더욱 생동감 있게 보인다. 남해에서 잡아 올린 멸치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한 공정과 가공절차가 까다롭다고 했다. 주방육수는 큰 멸치, 반찬으로는 작은 멸치가 역할을 한다.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란 말 뒤에는 그 장점을 유지하려는 어부와 상인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리라. 

http://www.badabomul.com 사이트에 들어가니 무염멸치란 단어가 눈에 띈다. 소금물에 절이지 않으면 색깔이나 몸통이 온전치 않으나 원종찬 대표만의 노하우가 그걸 가능케 했으리라.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니 뒷맛이 여느 멸치와 다르다. 플랑크톤의 질감이 느껴지는 거란다. 습식건식냉동고에는 멸치를 비롯한 건어물들이 빼곡하다. 직원들에게 부탁했다. 사장님이 안으로 들어갔을때 밖에서 잠그지 말라고. 알았다는 다짐을 받고 돌아왔다. 진지한 눈빛 안엔 장난끼 가득한 소년이 보였다. 도전하고 될때까지 하는 저력을 가진 작은 키의 거인이었다. 

바보(바다보물) 멸치, 원종찬 대표를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