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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서정시인 박형준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박형준시인은 우선 얼굴이 서정적이다.
그가 시를 쓰지 않더라도 서정적인 삶을 살아 갈 사람이다. 얼굴에는 시골이라고 쓰여져 있다. 나는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내 얼굴에는 '촌' 이라고 써있기 때문이다. 시골과 촌은 사촌관계다. 사진을 이야기하면 신기하다고 바라만 보고, 시를 이야기하면 잔뜩 진지하다. 그리고 말이 많아진다. 신중한다.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하는 것이.


살짝 내민 얼굴, 그 안에 어설픈 미소. 그것은 그를 상징하는 언어이다.
수줍은 듯 보이는 그 미소는 수줍음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감이 없음을 말한다. 외모 컴플렉스, 그것은 그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다.그 외모를 어떻게 하자는 건가? 고쳐서 될 것이라면 성형외과라도 권한다. 그러나 그는 전혀 그것과는 상관없다. 방법은 딱 한가지. 그냥 그 스타일에 독창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둘도 없는 천부적인 성격과  외모, 그것이 경쟁력이다. 누가 따라할래도 그렇게 할 수 없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냥 본인의 색깔로 살라고. 시를 쓰는 것처럼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는 것만이 그의  자존심을 찾는 길이다.


너무 순수해 보여서 그림자로 아우라를 만들었다.
박형준시인보다 그의 아우라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보다 그 다운 것은 없다. 그가 최고의 가치이자 이 세상 모든 것보다도 아름다운 것이다. 말하는 와중에 싯귀절이 떠오르나보다. 아버지, 그가 즐거 찾던 단어다. 말하는 도중에 불쑥 불쑥 나오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사랑했나보다.
 
두 손을 벌리고 어설픈 표정을 짓는 것은 아직 나에게 사진에 대한 강의를 듣기전이라 그렇다. 이제 그는 당당하게, 아니 호탕하게 웃으며 연희동을 주름잡을 것이다.


그는 장가를 못갔다. 안간것이 아니라 못간것이 틀림없다.
이 사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누이같은 분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긴장하는 저 모습을 보면 안다. 

어디 활기찬 여자 읍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