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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부여, 삼천궁녀를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텁텁한 공기를 마시던 도심에서
그간의 먼지를 훨훨 털어버리듯, 떠나는 여행은 애나 어른이나 설렌다.
강남구청과 서울시 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하는 구민을 위한 사진강좌를 진행했다. 마지막과정에 야외촬영실습지도를 나갔다. 따지고 보면 너무 멀리 간거다. 임도보고 뽕도 따고다. 자연도 즐기며 사진도 찍는 건 너무 멋진 일이다.


어릴 적 남의 묘지앞에서 놀다가 몽둥이로 얻어 터질 뻔 한 적이 있다. 그 꼴이다. 누구 묘인지는 잘 모르지만(사진 찍느라 확인 안했음.) 나이 드신 분들이 뛰어 노는 것은 좀 그렇다. 그런데 이건 내가 시킨거다. 내가 앞에 서면 애나 어른이나 말 잘 듣는다. 하하하. 참 묘한 일이다. 이렇게 웃으며 점프하고나면 친해진다. 이유는 기분이 좋아지니깐, 더 큰 이유는 스킨십이 사람을 친근하게 만들어주니까 그렇다. 못 믿으면 사람들 모아 놓고 함께 여러 번 뛰어보라. 잘 못하면 정분난다. 주의 바람.


자세 죽인다. 사실 난 자세를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안 가르쳐줘도 잘하는 것이 있다. 하나는 사진 찍는 자세고 또 하나는 남녀간의 사랑놀음이다. 참 신기도 하다. 이거! 찍는 나를 또 찍고 있다. 이렇게 찍혀보라! 기분이 묘하다. 연예인이 이 맛에 하나?

이 분들은 초보이지만 카메라와 의상은 수준급이다. 항상 준비는 완벽하다.
 


3d다. 과학의 발전에 감탄한다. 내용을 떠나서 꽃잎이 내 눈앞에서 날라다니니 얼마나 신기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인가.   시키면 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훌륭한 것이 첫 번째요, 또 하나는 카메라가 그렇게 만들었다. 카메라는 소통의 도구임에 트림없다.
 


처음에 힘 없이 북을 치는 것을 보고 남편을 생각하며 치라고 하니, 부여궁이 떠내려가라 울려 펴졌다.
본인이 치더니 다른 사람에게도 괜찮다고 남편생각하고 힘껏치라고 북채를 건낸다. 북을 치려고 줄을 선 여성들이 많았다. 믿거나 말거나.


마당에서 연극을 했다.
아무튼 시도는 좋은 거니깐. 그 앞에서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기념으로 남긴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누구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왔는지 남기는 일이니 빼먹어서는 안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활짝 웃어 보이는 거다. 그래야 나중에 사진을 보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다. 명심하길....


나름의 포즈를 취하고 벽에 기대었다.
역시 훌륭한 학생들답게 멋진 포즈를 취했다. 조금은 가르쳐 줬지만 그 이상의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사진을 찍고, 찍히는 것은 테라피인것은 분명하다. 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사는거지 뭐.


사진 찍는 사람과 열심히 관람만 하는 사람과 비교하면 누가 더 여행지를 기억할까?
정답은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다. 그것은 사진 심리학 책에 나와있다. 내 얘기가 아니다. 신뢰할수 있는 말이니 항상 여행갈 때는 카메라 지참 필수다.

무슨 생각으로 찍는지는 시어머니도 모른다.


소녀로의 변신!
어린 시절 고향으로 다름질 쳤으니 몇 십 년은 젊어진 거다. 고란사에서 나는 물이 삼년 젊어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비교가 안 된다. 어리를 흔날리는 소녀, 선글라스 쓰고 웃는 저 소녀, 모두 이쁘다.


이건 액션이다. 분명 그렇다. 그러나 나중에 생각해보면 멋진 사진을 찍고 왔다는 생각이 날 거다.
이제 이 학생들은 카메라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친구가 될 것이다. 내가 진행한 강의를 들으면 평균 10년은 젊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럼 수강료를 얼마나 받아야 되는가?

따져봐야 할 일이다...

사진을 찍는 자세는 이렇다. 엉덩이는 뒤로 빼고 표정은 진지하게...
이렇게 찍으면 사진이 잘 안 나와도 프로로 안다. 내가 해보니 진짜 그렇게 믿는것 같다. 믿으면 프로가 되는 거다. 프로는 따로 없다. 신뢰를 받는거. 그거다.


빨간 의상을 입은 여인의 라인을 보라.
10대 후반이다. 이렇다. 아마 50은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10대 후반이면 얼마를 줄여 놓은 건가? 참말로 내가 생각해도 감동이다.
이번 출사에서 공주님이 한 명 탄생했다. 항상 연녹색 우산을 들고 다니며 뭐 기댈 곳이 있으면 그냥 기대선다. 이쁜 여자는 남자가 피곤하다. 원하는 것도 많다. 나는 잘 안다. 내 아내를 보면서 항상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아내가 미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좋으면 이쁜거지 이쁜게 따로 있나? (마지막 문장은 오해말길 바란다. 가끔 와이프가 블로그를 검열올 것에 대비해 멘트 때리는 거니까?)  인생 다 그런거지. 여자가 기분 좋아야 집안이 조용하당.....

모처럼의 현장지도를 마치면서 느낀점은 자연속에서 사람과 더불어 보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형님과 누이같이 정감있다. 친근한 눈길에 하루 종일 연신 미소를 흘릴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다. 길가다 만나면 잉크라도 때려주길 바란다.

공주를 찍고 돌아, 부여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소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