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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아이들에게 기억이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들은 기념일에 사진을 남긴다.
물론 시대와 문화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남긴다. 탄생, 진급, 결혼, 약혼 분만 아니라 많은 기념적인 일들이 사진으로 남겨진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사진심리학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섬광기억, 그 사진을 보면 바로 그 당시의 상황들이 기억나기때문이다. 그러기에 사진은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 사진이란.
사진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또 아이에게 사진을 통한 기억이란 무엇일까?
언제부터 기억할지는 모른다. 나에게 어린시절 기억은 아버지의 지게에 올라타고 나무하러 갔던 기억, 거기에서 솔가루를 모으는 아버지를 도왔던 일이 기억된다. 아마도 5-6살로 기억된다. 나에게 그때의 사진은 없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지금 기억하기도 편리해졌음을 인정한다.

인연은 태어나기 전부터 예약된 수순.
인연이란 고리가 참으로 끈질기다란 생각이 든다. 7년전 결혼을 한 군인가족이 다시 나를 찾았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기라도 하듯, 임관 10년만에 소령진급이니 얼마나 기쁠까? 참으로 기쁜 일이며 축하받아 마땅하다. 아빠의 예리한 눈빛 못지 않은 야무진 눈매를 가진 딸이 재롱을 떤다. 지난 주 친척 돌잔치에서 아기 사진만 찍는 것을 보고 자신도 찍고 싶다는 말에 엄마는 오늘을 기약했단다. 오늘은 엄청 마음속으로 준비를 하고 왔을 것이다. 포즈와 표정, 주문하는 것 모두 척척해낸다. 엄마 아빠가 말하지 않더라도 그 아이의 미래는 스스로 개척해 갈 것으로 본다.

아빠의 진급, 그것을 기억하다.
훗날 가족의 기념촬영과 본인의 뽐낸 사진을 기억하며 즐거워할 것이다. 원했던 사진을 찍어서 기분좋고 아빠의 진급을 기념하기위한 순간도 기억할 것이다. 아이는 가족사진은 웃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야무진 말했다. 만장일치로 진급기념이니 군복입은 것으로 하기로 했다. 군복, 진급, 군인 이런 것들의 키워드를 더듬어 가면 군인의 가족이라는 것과 그런 생활에 익숙하며 자랑스러워하는 그 가족들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사랑, 미래, 꿈, 건강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욕구가 나타난다.

사진은 미래를 준비한다.
공주같은 드레스, 왕비같은 한복, 귀여운 청바지 사진이 이 아이에게는 기억의 모티브이다. 설레는 목소리, 진금에 대한 아내의 기쁜 표정에서 이들은 행복하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것이다. 내가 국방장관을 찍은 손이니 소령이 중령을 이어 계속 승승장구할 것으로 본다는 말고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며 헤어졌다. 군인은 나라를 지키고 사진가는 그들의 행복을 찍어주는 관계속에서 항상 공생의 현장을 목격한 하루였다. 오늘은 기분 좋은 시작이다. 오늘 저녁 아내와 파전붙여 막걸리한잔 걸치며 우리의 결혼식 날을 기억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