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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련/가족사진

2012년, 코믹가족으로 인사드립니다.(행복한 가족사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우리 가족은 1년에 한번씩 컨셉을 정해서 가족사진을 찍는다. "웃으면 복이와요."라는 코미디프로를 보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진짜 웃으면 복이오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만 생긴다는 말을 믿는다. 특히 '얼굴경영'이라는 책을 쓴 주선희박사의 말은 더욱 이 말을 공감하게 한다.


우리 가족은 12월이면 누구랄 것도 없이 사진찍기를 준비한다. 이번에 가족회의를 거쳐서 결정된 컨셉은 코믹이었다. 망가지는 거다. 가족끼리 있을때면 뭐든지 용서된다. 어떤가? 아침부터 부부싸움을 했다가도 이 사진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음이 쏟아질 것 같지 않은가? 더욱 2012년에는 다른 해보다도 웃을 일이 많아졌으면하는 바램에서 의도한 기획이다.



원본은 이러하다. 갈색의 소파를 뒤로 돌려서 그 위에 가족들이 앉은 것이었다. 그리고 메인 사진은 그 갈색의 톤에서 채도를 빼낸 것이다. 피부톤을 무채색속에서 대비를 이루기위한 미학의 표현이랄까...

사실 이런 사진을 공개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망가진 이미지이기때문에 망설였는데, 여러사람들의 평이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권유의 말에 용기를 얻어 올린다. 오리지널 쫄티를 입은 나의 모습은 고상한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라서 많이 고민했다.


사진을 보면서 풍성한 머리에 대한 로망에 젖어봤다. 그냥 삭발하고 이렇게 가발을 쓰고 댕기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여름이 문제지 겨울은 모자대용으로도 그만이다. 따뜻할 거다. 이 사진은 아내의 의도가 괘씸하다. 다같이 망가지자고 해놓고 자기만 예쁜척하는 사진으로 골랐다. 딸 진이는 사실 어렸을때부터 파마머리가 잘 어울린다. 우리는 전부 파마머리를 한번 이상을 했던 경험이 있다. 아들은 파마하면 머리가 너무 커보이는 바람에 잘 안한다. 지난번에 파마하고 있는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제일 먼저하는 것이 놀이다. 아가가 꼼지작거리는 것도 놀이의 일종이다. 놀이하는 것은 즐겁고, 그 광경을 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보기에 즐거운 것이 바로 아름다움의 어원이다. 아름다움은 인간 모두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이다. 우리 가족은 아름답다. 보기에 즐거우니 당연히 그런 것이다.


우리가족이라는 말에서 '우리'라는 말이 연신 나오고, 그 말이 자연스러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몇가지만 말하겠다. 색깔의 통일이다. 무채색의 분위기속에 피부색깔이 튄다.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그리고 또 하나 스타일이다. 교복을 입거나, 아이돌의 통일된 의상도 같은 맥락인데 같은 분위기가 동질감을 준다. 이 사진의 동질감으로 말하자면 금메달감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표정이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누가보더라도 '우리'라는 말속에 하나됨을 인식할 수 있다.

죽도록 사랑스런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나는 행복한 거다. 누가 뭐라해도 사진은 꿈을 형상화시킨다. 그것은 바로 짧은 미래의 일들을 예견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2012년은 무지 행복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