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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부부로 살아가는 것이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일상을 살아가다가 문득 자신을 떠올릴 때가 있다. 그것은 뭔가 스스로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난 때문이다. 디지털시대에 사진으로 나오는 얼굴을 원하는대로 주문한다. 눈이 처진 것 올리고, 주름은 약간만 수정하고, 입이 삐틀어졌으니 바로세우고. 등등 많은 주문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유독 이 남자는 자신의 주름살조차도 사랑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내추럴이었다. 처음에 카메라 앞에 익숙하지 못한 모습이다가 바로 해맑은 소년의 모습이었고, 카메라를 편안하게 대해주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내추럴의 아내도 자연주의자였다. 흰머리를 염색이나 파마로 멋을 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잔잔한 미소, 세련된 인상과 말투 모든 것이 천생연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이는 그 늙음을 표시하는 나이테나 이정표와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그 나이에서 생겨나는 것들을 지워버리면 이정표가 없으므로 자칫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턱으로 기댄  아내의 숨소리는 정돈된 듯 평화롭다. 조종하고 조종당하는 포즈이지만 그 조종이 싫지않은 남편의 행복한 미소가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