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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인물분석

류분순, 댄스테라피스트를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은 일정기간 한정된 공간에서 삶을 살아가다가 사라진다. 이것은 역사라는 큰 그림으로 봐야 보인다. 고층건물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위엄있고 대단한 사람도 개미처럼 움직이는 동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잘나도 인간은 자연아래 조신하게 살아야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인간은 둘로 나뉜다. 남자와 여자. 말하자면 수컷과 암컷이다. 동물들은 수컷이 화려하다. 유독 인간만이 여자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여자들은 치장하는 과정에서 희열감을 느끼고, 과시하며 또 한번 흥분한다. 

곱게 차려입고 사진을 찍으면 우아해지지만, 춤을 추고 사진을 찍으면 우아함에다가 발랄과 섹시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웃을 때도 춤을 추며 웃으면 공감이 가고, 소리내어 웃으면서 사진을 찍으면 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간에 비하면 대단히 양심적이다. 사람은 주관적이고 사진은 객관적이기에 그런가보다. 춤을 추며 사진을 찍는다고 전부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춤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 이 여인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댄스 테라피스트 류분순. 그녀는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그 춤속에서 그 사람의 내면을 읽어내어 치유의 손길을 뻗는다. 나와 너무 닮아 있다. 선수가 선수를 알아본다고  우리는 첫눈에 서로를 신뢰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맑은 청색의 기운이 그녀의 미소를 닮았다. 감미로운 머릿결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움직임은 모델의 동작에 한껏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다. 흑백의 음영 속에 그려진 강력한 대비는 그녀의 열정을 그려낸다. 어둠 속에서 살짝 눈을 뜬 신비주의는 그녀에게 내재된 또 다른 기억을 보여준다. 인상은 평소를 말해준다. 전문가에게 일상은 그냥 일상이 아니다. 그 일상은 그 전문성에 맞는 행위다. 그러므로 그녀는 춤을 추는 것으로부터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고로 나는 그녀의 사진찍기를 춤추는 동안 모든 것을 완성시켰다. 증명사진마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