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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인물분석

저자의 얼굴은 책의 내용을 말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얼굴을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판단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기준을 정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기때문이다. 얼굴의 존재이유가 소통의 수단이라는 것을 알면 간단한 일이다. 몸무게, 키, 그리고 얼굴의 형태로 그것을 판단하기에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너무 많은 기준이 존재하고 했기에 더욱 모호하다. 멀쩡한 얼굴도 인상쓰며 덤벼들면 차갑기가 얼음판이요, 처음볼때 안좋은 인상도 자주 미소지으며 다가오면 정겹기 그지없다. 

출판하면서 저자 프로필이 필요한 분이다. 주인공의 아내는 나의 페친이다. 아내는 지인을 통해 알게된 페친이요, 남편은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고 아내는 울산에서 아나운서를 비롯한 왕성한 활동을 한다. 부부 둘이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한쪽에서 적극적이면 한쪽은 잠잠해 지기 일쑤인데 이 부부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인물사진을 찍을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표준이하의 렌즈를 사용한다. 이유는 가까이서 그 사람의 숨결을 감지하기 위해서다. 망원렌즈로 멀리에서 찍는 것은 다가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하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찍으며 거리감을 두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생각을 한다. 가까이에서 서로의 눈빛도 교환하고, 마치 사랑하는 사람들의 속삭임처럼 그렇게 사진촬영이 임해야 좀더 그 사람다움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진이 메인이다. 본인이 강추한 사진이다. 이유는 겸손함과 긍정적인 시선 때문이다. 잘 생긴 외모, 내가 외모 안 따진다고 해놓고 잘 생겼다고 말하는 이유는  정감있고 핸썸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항상 인물사진은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촬영이 진행되나, 이번 출판관련 이미지는 그렇치 않았다. 책의 내용이 성공한 ceo들의 비범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터뷰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한 태도가 중요하다. 상대가 편안하게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전부 털어놓을 수 있도록 받아주는 태도말이다. 자신의 얼굴은 어둠 속에 넣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넥타이는 풀었다. 그러나 단추는 잠궜다. 격식이 없는 듯보이나 편안하게 사람을 대하는 품격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사람에게 다가가 사람냄새를 잡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강력하게 부각시키고자 했다.

경청하는 태도와는 다른다. 다분히 개인적이다.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 또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위의 사진이 객관성을 가지고 상대에게 접근한다면 이 사진은 상대와의 단절을 꽤하고 있다. 자신에게로 빠져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즐겁고, 혼자서가 아니라 상대와의 대화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 표정으로는 상대에 관련없이 즐거운 시간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본인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다. 사원증으로 사용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책의 이미지 컷으로는 식상할 수 있음이었다. 그래서 권하지 않았으며 얼굴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지만 증명사진처럼 동일성의 원칙과는 다른 내면의 것을 찾아내어 타인에게 권하는 형식을 택하려 했다. 사진은 항상 그 자체의 존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현존재가 아닌 존재를 알려주는 증빙자료이다. 나는 사진으로 그 사람을 증빙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 안에 존재하는 그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마지막 촬영은 남경림이라는 발랄 명랑한 아내와 둘이서, 현장감있는 촬영을 시도했다. 그 장면은 상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로를 마주보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했는가 하면 밝게 웃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따사로운 눈길이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컷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사진은 자연스러운 듯 보일 것이다. 그것이 컨셉이니깐 당연하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을 채도를 높인다거나 빛의 극한 대비를 통하여 사람을 선명하면서도 낯선 장면 속에 사람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은 피했다. 사람은 사람 자체로도 충분히 오래토록 시선을 끌 수 있는 피사체임이 확실키 때문이다.

그의 저서는 "제로 플러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뜻이란다. 대박나길 바란다. 아니 확신한다. 그의 얼굴에 나타나 있다. 아내는 남경림이고 저자는 박상복이다. 항상 복을 받는 남자, 박상복! 저자의 얼굴 속에 나의 작품이 세상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래 기억되어질 것을 생각하니 가슴설렌다.


저자의 얼굴은 책의 내용을 말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