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서촌, 그곳에 예술점빵 신작로가 만들어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이런 사람도 있다. 안정된 일상을 반납하고, 남이 보기에 불편한 세상 속으로 들어오는 사람. 그것은 재미난 일을 찾아 다니는 것이다. 가끔, 나도 그런다. 단지 나는 사진으로 그것을 한다. 서촌, 북촌의 반대편에 있었다. 서촌에는 오래된 서점, 대오서점이 있다. 그 옆에 셋방사는 '예술점빵 신작로'를 만들었다기에 한걸음에 달려갔다.

문을 열고 고개를 내민 주인은 오화안이란 사람이다. 그는 금속공예과를 나와 미술학원을 했고, 예술점빵 신작로에서 자신이 만든 가방을 팔고 있다. 단지 가방을 팔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재미를 팔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신작로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어린 시절 신작로에는 그의 흥미거리들의 즐비한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외할머니의 등에 업혀 재봉질하는 소리와 광경이 이제서야 자신의 것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는 말했다. 서촌에서 놀고 있다고.  

가판대에서 토요일마다 작가들의 수제품들이 팔고 있었다.  

대오서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스토리텔링, 그런 이야기를 파는 것이 되었다.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그곳에는 딸이 있었다. 아들과 조카와 함께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가끔은 좁은 마당에 앉아 공연 벌이고, 과거의 사랑방처럼 그곳에서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안마당에서 바라본 하늘이다. 책은 이제 전시품이 되었다. 서점이되 책을 팔지 않는다. 문화를 판다. 과거의 이야기를 팔고 있었다. 차를 마시며 오래된 책을 가끔은 꺼내 들고, 누군가가 읽었을 그 사람과의 만남도 주선될 수 있었다. 딸 아이를 데리고 갔다. 특성화고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다. 디자인이 미적 감각으로 완성되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딸 진이가 무엇을 느꼈을지 묻지는 않았다. 그냥 마음 속에 담아 놨다가 한참 후에 사람들과 놀이를 할때 한 꼭지의 이야기가 덧붙여지길 바랄 뿐이다. 

삶은 놀이다. 예술 점빵 신작로는 그냥 오화안 작가에겐 어린 시절로의 회귀이며, 놀이이다. 


서촌, 그곳에 예술점빵 신작로가 만들어지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