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에 잠이 깬 적 있는가? 한라산 중턱, 서귀포에 위치한 숙소에서 아침을 맞는다. 피곤함에 밤을 즐길 겨를도 없이 잠들었지만 이런 아침이 그걸 보상해 준다. 잔잔함과 구름 사이로 숨어버린 햇빛들의 웅성 거림이 <캠파제주>라는 공간이 장소가 된다. 남은 방이 넓은 방이라며 흔쾌히 빌려준 주인장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6인실에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좁은 창문 너머 보이는 풍광을 바라보는 시간이 은근 매력적이다.
바닥에는 들풀들이 지들끼리 노닐고, 전봇대 너머론 구름이 환상을 제공한다. 흙길과 풀들이 뒤엉켜 자연그대로가 장관이라. 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낸 주인장의 고단한 일상이 눈에 선하다. 앙증맞은 카라반에는 동화속의 이야기들로 가득찼을 거란 상상도 해본다. 신선한 공기가 도심의 찌든 삶을 헹쿼주는 듯하다. 비둘기가 건물밖 벤치에서 노닐고 있다. 마치 여행객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큰 나무가 기지개를 켜고, 수국같은 얼큰이 꽃들이 숙덕거린다. 슬리퍼를 신고 거니는 사이로 아침 이슬이 스킵쉽을 걸어온다. 사진을 찍는 나에게 하늘은 엷은 구름으로 질감을 더해준다. 잔디밭 넓은 곳에는 아이들의 장난감들이 딩굴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식구들이 찾아와도 좋을 <캠파제주>. 이곳은 환상과 배려가 공존하는 괜찮은 숙소란 생각이 든다. 가성비도 뛰어나다.
제주 서귀포 여행, <캠파제주>에서 자연을 품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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