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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장소를 만나다

김유정역 금병산 아래 <점순네> 진정한 닭갈비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끌림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길래 끌질기게 마음을 땡기게 한단 말인가. 사람이면 이런 말도 안한다. 장소가 날 자주 그러니 왠 일인가 싶다. 영흥도의 <뚝방의 추억>이 그랬고, 우연히 만난 김유정역 주변이 그렇다. 틈만나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이번엔 긴 연휴 중 그 곳이 나에게 다가왔다. 도착 후 먼저 금병산에 올랐다. 기존 코스와는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색달랐다. 

이번 금병산행은 낮은 길, 실레길을 택했다. 사실 택한 것이 아니라 우연이 그 길로 접어 들었다. 올 가을을 표현한 사진 한 장이다. 영롱하게 핀 꽃 아래 간간이 낙엽이 보인다. 올 가을은 왠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나이탓일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산행중 눈에 띄는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김유정역에 내려 제일 먼저 가는 집이다. 점순이네 닭갈비집. 등산이라도 할라치면 항상 짐을 맡기고 가는 집이다. 맛도 진솔하지만 주인의 마음에 참 푸근하다. 닭갈비 사진이 나는 군침이 도는데 다른 사람 눈엔 어떨지 모르겠다. 아무튼.


온통 동네가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 김유정 기념관만 있었던 시골 마을이 인쇄 박물관 뿐만 아니라 별장같은 민박과 놀이시설 등 분주했다. 시골정서에 끌렸던 나에겐 아쉬움 뿐이었다. <점순네> 닭갈비집도 방송출연했다는 간판과 더불어 사람들로 붐볐다. 5시에 닭갈비가 떨어지고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은 삼겹살을 사다가 굽고 있었다. 잘나가면 정스런 마음도 나가버리는게 인지상정이거늘 그 집 주인은 한결 같았다. 연휴에 집에온 아들이 맛있게 닭갈비를 구워줬다. 친절하게. 변한다는 건 세상이 변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변하는거지. <점순네> 닭갈비집은 뒤이어 개업한 다른 집과는 다른 추억이 나에겐 있다. 그래서 더욱 좋다. 맛도 좋다.

김유정역 금병산 아래 <점순네>  진정한 닭갈비집.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