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를 잘 아는 사람은 누굴까? 농부! 그럴 듯 하지만 아니다. 내가 나를 잘 모르듯, 농부도 자신을 모른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잘 아는 것이다. 그들의 주변인이며 현재 농사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농부의 아들이고 농촌을 떠나 있다. 이것이 객관적 시선의 조건이다.
어느날, 농부가 나에게 다가왔다. 이미지 디렉터이며 교육자인 나에게 말이다. 남양주시를 비롯하여 화성시 농업기술센터가 그 곳이다. 내가 <농촌과 농부>를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아버지가 가르쳐준 지혜다. <물꼬를 트려면 논으로 가야 한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나는야, 농부를 만나러 간다!
시든 꽃은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무>로 여긴다. 바라봄의 차원에선 모두가 <있음> 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일을 마친 후 휴식이라. 논바닥에 자빠진 게 아니다. 삶을 말해주고 있다. 석양이 비춰진 그 자태가 아름답다. 황홀지경이다. 연꽃을 사랑하는 농부이야기를 하려는데 뜸을 들인 이유는 <농부의 삶>이란 게 기다림 이기 때문이다. 숙성말이다.
차기설 농부를 만났다. 강의장에서 그의 명함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연애>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연을 사랑하는 남자, 농부 차기설! 연을 사랑한다는 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농부의 자존감>이란 나의 강의가 필요없는 사람이었다. 사진은 <연밥>이다. 연잎 안에 쌓인 밥이 자태를 드러내자, 눈보다 입이 먼저 행동을 개시했다. 연잎을 열자 김이 모락모락, 밥위에 얹은 견과류들이 유혹하기 시작했다.간이 밴 밥맛이 고향의 맛이라. 순식간에 '뚝딱'. 나의 생각은 벌써 서울의 전통음식점이 떠올랐다. 도시와 농촌의 연결.
즐비한 상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받은 건 없다고 했다. 방송을 비롯한 인터뷰 촬영을 많이 했다던 그가 금방 촬영을 마치자 놀란 눈치였다.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했다. 귀농 13년전보다 년봉은 줄었지만 삶의 질과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차기설 농부! 그는 다른 삶을 꿈꾸고 있었다. 연농사를 겨울에도 연장하는 방법을 가공으로 보았단다. 쇼핑몰, 블로그 등 다양한 온라인과의 소통을 통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제품개발, 마케팅의 한계를 언급하며 <만족과 감사하는 삶>을 말했다.
최선을 다하는 농부의 모습이 좋았고, 새로운 먹거리, 그리고 건강식에 대한 그의 계획은 미래 지향적이었다. 먹거리는 믿음이다. 그의 눈빛에선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아직도 젓가락이 아닌 손으로 집어 먹었던 <차기설표 연밥>이 아른거린다. 연잎 끓인 물로 밥물이나 차로 항상 마신단다. 끊임없는 열정의 근원지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 <행복한 농부>나 <차기설>만 쳐도 바로 그를 만날 수 있다. 좋은 세상이다. 오늘은 연밥을 먹고, 연잎차를 마시며 삶의 여유를 느끼려 한다.
화성농부 차기설, 우리맘연애이야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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