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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자전거타는 소년' & '그대를 사랑합니다' 를 보고 떠오른 생각.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4일간의 연휴 끄트머리에 영화관을 찾았다. 서정적인 내용의 '자전거타는 소년'은 아내에게는 아들생각이 떠오르며 애잔한 마음이 생겼다 했고, 나에게는 삶과 감정라는 단어로 다가왔다. 집에서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를 감상했다. 다가올 우리들의 미래를 조명하고 있었고, 강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하루에 두 영화를 연달아 보면 그 내용이 오버랩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가? '불편한 진실'처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나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다.
 
 '자전거타는 소년', 소년의 고뇌는 감당하기 힘겨운 무게가 있었다. 외마디 외침처럼 절박한 혈육에 대한 기대는 좌절에 대한 수순을 밟았다. '그럴리 없어' 를 되뇌이며 확인하는 소년의 체험은 무표정과 예민한 눈빛이 대변하고 있었다. 이별과 만남의 이분법처럼 그 꼬리는 항상 따라다닌다. 위탁모의 사랑이 서서히 냉소적인 세상에 따스함을 던지며 소년을 감쌌다. 소년에게 던져진 기대.신뢰.불신.좌절 등의 절차를 암시하는 어휘들이 스크린을 긴박하게 달구었다.

 25년전 상경한 시골뜨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를 반문하며 고뇌했던, 낯설었던 나를 회상하는 시간이었다. 평온한 가정에서 자란 청년이 사진가로의 삶으로 살아오면서 좌우충돌 느껴야 했던 고단함을 아이의 몸부림속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이제 안정만은 싫다. 새로운 세상에 맞서기위한 또 다른 호기심이 그 때의 낯설음과는 또 다른 낯설음을 찾아서 방황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였다.
 


 욕섞인 반말이 차갑지 않게 느껴지는 영화. 골목길이 데자뷰처럼  정감이 흐르는 영화. 우리의 미래를 말하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살아온 노력과 즐거움의 후속작으로 다가올 '미래'를 말하고 있었다.  두려움과 슬픔으로....

의학은 노인들의 생명을 담보로 그들의 꼭뚜각시놀음을 비아냥거리기라도 하듯이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태어남이 그렇듯 이제 죽음도 스스로의 몫이 아니다. 그 의학이 생명을 연장시켜 놓고 노년의 허둥거림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타는 소년과 오토바이타는 노인의 연결고리에 묘한 매력이 있었다. 세상을 처음 접하는 냉혹한 현실에 대한 체험이 소년의 표정속에 절박함이 담겨 있고, 오토바이를 탄 청년같은 노인의 시각속에서 바라보이는 현실은 냉혹하기에 서로을 사랑으로 몰아 넣었으리라. 나에게 두 영화는 다른 두 영화가 아니라, 잠시 쉬는 시간을 거친 한 편의 영화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유쾌하지도 불쾌할 수도 없는 개념을 안겨주고 떠나가 버린 영화였다. 그냥 한편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