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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중앙대 포토에세이과정

할미꽃을 찍는 사람은 할머니일까?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노인의 사진에 유독 꽃이 많이 찍힌 이유가 뭘까? 아름다웠던 젊음에 대한 갈망과 꽃이 가진 순수성을 닮고자 하는 마음은 아닐까. 내 맘대로 하나 더 추가한다면 멀리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을 택한 것은 아닐까하는 결론을 내본다

 

                                                                                                                                                                                                                                        

할미꽃이다. 그럼 꽃을 찍었으니 이 작가들도 노인일까? 우연의 일치지만 맞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찍었는데도 느낌은 다르다. 한 사진은 앉아서 찍었고, 또 한 사진은 엎드려서 찍었다. 노출도 다르고 렌즈의 화각도 다르다. 좌측 사진은 다소곳이 순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할미꽃과 초가집, 심도를 낮추어 초가집을 희미하게 표현했지만 두 피사체 간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게 한다. 따스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구성인데도 우측의 사진은 뭔가 도발적인 느낌을 준다. 할미꽃이 초가집 앞에서 취하는 포즈에 따라서 다르다. 둘 다 고개를 숙였는데도 순응과 도전이라는 반대적인 느낌을 준다. 두 작가는 같은 장면을 보고 다르게 찍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정한 동료에서 엄한 경쟁자의 눈빛을 하고서 말이다. 그들에게 할미꽃은 놀이의 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