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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대림 미술관, 사진으로 중년여성의 아름다움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연이란 필연일까, 우연일까. 나는 필연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대림 미술관에서 강의를 했다. 두번째였다. 7-8년전 우연한 기회에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강의를 마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튜디오로 그 여성들을 초대하여 사진 한장씩을 찍어 줬는데 상황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 중년여성들이었으며, 사진에 대한 호응도가 좋았다. 그 이후 나는 중년여성에 대한 연구를 사진을 통해 시작하게 되었다. 아마도 포토테라피스트는 이들이 만들어 줬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니, 어찌 이걸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담당자의 전화를 받고 무조건 강의 하겠다고 전했다. 강의 하는 날, 나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집 간 여자들에게 친정을 연상시킬 만큼 그랬다. 반갑게 맞아주는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두번째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의 친근감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화면에는 당당하게 강의제목이 '포토테라피'라고 쓰여져 있다. 강의 시간이 10시 30분 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미리 나와 강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중년여성, 그리고 내조의 여왕들이었다. 겸손한 외모, 절제된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들. 나의 카메라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이유는 이들을 섹시, 우아, 순수함으로 재포장시켜 새로운 자아인식을 통해 신세계를 맛보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예전에 강당처럼 큰 공간이 아니라, 아담하게 강의장을 만들어져 있었다. 봄 햇살이 흰색 담벼락을 비추고 있었다. 반대쪽으로 반사된 따사로운 빛이 마당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이런 분위기엔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조만간 내 강의를 들었던 분들에게 기념촬영을 찍어주러 갈 작정이다. 환하게 웃는 그들을 다시한번 보고 싶어서 이다.

여유란 만드는 것이다. 강의시간 20분전에 도착하여 차한잔을 마시고 있다.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꾸려가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다. 길지 않은 단정한 머리가, 항상 바쁜 일상을 헤쳐나가기위한 바디랭귀지임에 틀림없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담당자가 불렀다. 준비해 놓은 선물이었다. 대림미술관에서 전시중인 TROIKA전의 관람권이었다. 2인동반을 허락하며 커피 두잔을 준다니, 대단한 횡재이다. 만남이란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많은 준비한 나와 뜨거운 리액션으로 강의를 뜨겁게 달궈줬던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날 그 시간이 행복했고, 그들도 그런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 일주일에 한번씩, 대림 가족들을 위한 문화강좌를 열어주는 그들만의 배려, 서로에게 성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관계로 영원하길 바란다.


대림 미술관, 사진으로 중년여성의 아름다움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