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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선유도에서 잔광을 즐기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빛으로 완성된다. 그 중에서도 매직아워라는 시간대에 나타나는 빛은 사진가들에게 관심대상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사진적 의미로는 이렇다. "촬영하기에 좋은 빛을 가지고 있으며, 여명이나 황혼 시간대에 나타나는 빛을 말한다. 일광이 남아 있으며 다른 불빛들이 표현될 수 있는 시간대이다. 하늘은 청색이고 그림자는 길어진다. 빛은 노란빛을 발산한다. 낭만적이며 따스한 느낌을 주나 짧은 것이 단점이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은 사냥이라도 하듯, 벌건 눈빛으로 사각의 프레임에 얼굴을 들이민다. 자연의 음성에 동화되어 셔터 소리도 부드럽게 들려온다. 모처럼,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의 포토테라피반 멤버들과 선유도 사냥을 나갔다.

나른한 오후, 대지를 비추는 빛이 사랑스럽다. 그 빛을 받은 모든 세상도 정겨워 보인다. 빛이 소통의 도구란 말처럼, 그렇게 빛의 질감에 따라서 자연이나 사람이나 똑 같이 보인다. 잔잔하게 비춰지는 빛이 '내려 앉는다'란 비유가 맞을 거다. 잎들 사이로,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그 빛은 사뿐히 내려 앉는다. 연인의 손을 잡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다정함이 보이고, 가끔씩 불어오는 강바람도 살갑다. 선유도의 늦은 오후는 그렇게 저물어 간다. 마치 시를 써내려가는 듯한 여운이 느껴진다. 언제라도 그 자리에서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선유도에서 잔광을 즐기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