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 초등학교. 건물에 들어서자 건너편에 운동장이 보였다. 노란 은행잎이 운동장을 지키고 있었다. 오래된 건물 담벼락과 고즈넉하게 보이는 전경에서 편안함이, 교무실에 들어가 선생님들의 친절한 음성까지도 그렇게 느껴졌다.
잠시 교장선생님과 인터뷰가 이뤄졌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겸손한 어투는 아이들에게도 정겹게 대할 거란 기대가 밀려왔다.
운동장이 작아서 한 학년씩 6일동안 운동회를 한다는 이곳, 아침마다 아이들이 운동장을 걷는다. 자연을 느끼는 것이며, 즐기는 것이다. 여느 아이들 못지 않게 장난치고 떠들기도 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도 선생님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잘 듣는다고 아이들의 분위기를 말해줬다. 아이들에게 운동장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 속의 여유에 있었다. 마음이 넓어지면 운동장은 한없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
수업시간에 외부에서 전문가들이 아이들에게 바이올린과 기타 등 여타의 악기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구청의 지원도 지원이지만 이런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앞에서 찍는 것보다 뒤에 튀어 나온 키타가 아이들이 몸에 비해 우람해 보였다. 악보를 보며, 선생님의 노랫소리가 귀를 기울이는 아이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음치에다가 악기하나 다루지 못하는 나에게는 모든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인성교육, 합주를 하면서 '함께 함'이라는 공감의식을 배우는 것이라 했다. 경쟁의식보다는 뒤떨어지는 아이를 서로가 가르쳐주며 팀웍을 배우는 것이라 했다. 정보의 습득보다는 지혜를 터득하는 교육, 혼자 보다는 다함께 라는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 악기를 통해서 나와 나를 연결짓게 하는 교육. 공교육을 믿지 못해 사교육으로 내몰던 시절이 서서히 막을 내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세검정 초등학교, 미래 인재를 양성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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