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만으로도 그를 읽을 수 있다. 자, 한번 보자. 13명이 놀고 있다.13이라는 숫자는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처럼 느껴진다. 만찬장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메시지를 던졌다면, 이 사진에는 그들의 흥겨운 놀이 속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먹는 것과 노는 것의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움직임이 있지만 모델들의 키차이에서 오는 얼굴의 위치는 오선지에 만들어지는 음표와 같다. 움직임의 경쾌함 만큼이나 악보의 리듬감이 보인다.
조명과 카메라가 세팅되었다. 물론 모델들은 사진을 찍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다. 그러나 행동이 몰입되는 과정에서 기존 환경에 대한 인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프레임 안으로 빠지게 된다. 여기에서 사진은 놀이의 계기를 제공한다. 색상과 컨셉의 하모니을 이뤘지만 의상의 디자인이 다르고 다른 색감들이 약간씩 포진되어 있다. 약간의 대비가 사진 속에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그들은 '이곳에 함께 있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중앙대 인물사진 컨텐츠 전문가 과정의 수업중 기념촬영의 개념을 강의하다.
같은 동작을 주문했음에도 각기 다른 몸짓을 하고 있다. 그 몸짓에는 오랫 동안의 경험과 습성이 담겨 있다. 몸짓은 바디랭귀지이다. 소통을 위한 인간의 본능의 표현이다. 옷입는 습관과 섬세하게 나타나는 몸짓, 그리고 얼굴 표정만으로도 그 사람의 기본 성향을 분석하는데 충분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하나 하나와 또는 맥락적으로 설명하며 그의 현재의 심경과 그의 오랜 습관을 들여다 보자. 좌로부터 시작한다. 첫번째 남자는 포지션 자체가 생뚱맞다. 우선 배치에서 부터가 잘못 되었다.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도 어색한 사람에게 앞에서 리드하는 역할이라니 얼마나 어색했을까? 생각후 행동하는 사람인지라 지금 현재의 상황은 황당하기 그기 없다. 그 다음의 두 사람은 성실한 사람이다. 주문대로 따라하며 충실한 사람들이다. 앞만보고 가는 정직한 사람,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지만 사진의 전체 하모니에서는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 때로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는 대비가 되므로 도움이 된다. 네번째 남성이다. 이렇게 즉흥적인 제안으로 함께 움직이며 놀이하는 것들이 익숙하지 않다. 안하겠다고 자기주장을 할 용기도,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함께 어울리기도 안되고 현재가 힘겨울 따름이다. 키라잇이 좌측에서 비춰지면서 살짝 뒤로 물러난 여성이 전체적인 힘에 의해 물러나있다. 수동적인 물러남보다는 적극적이지 않은 몸짓이다. 다함께 즐길 마음의 자세가 덜 되어 있다.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걸까.
문장이 너무 길면 지루해지니깐, 단락을 바꿔서. 여섯째여성과 일곱째 남성(모자쓴 남자)는 즐기고 있다. 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살아보세! 스타일이다. 남성은 노련미가 있다. 놀줄 아는 사람이다. 리듬도 알고 그런 모든 것을 겸비한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덟번째 젊은 남성은 바쁘다. 자신도 즐기랴, 앞쪽을 바라보며 전체가 잘 돌아가는지를 확인하는 사람이다. 마지막 뒤에 있는 사람들은 카메라도 의식하며 즐거운 놀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모든 사람의 상황과 몸짓은 약간의 차이는 보이지만 전체를 바라보면 조금 어색한 사람도 함께 하나가 되어 그리 어색하지 않은 하모니를 만든다. 의상의 색감이 통일되니 몸짓이 보이는 것이다. 각기 다른 의상톤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것에 집중하느라 각각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학이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오랜 세월을 겪어낸 통계학 일 수밖에 없다.
기념촬영이다. 정적인 느낌을 역동적으로 바꾸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기념촬영의 개념을 바꿔버린 작업이다. 자신이 들어간 기념촬영에는 자신을 본다. 그 다음은 전체로 시선이 돌아간다. 전체적인 하모니는 다시 보는 이에게도 다른 어울림으로 보여진다. 13인이 가지고 있는 어색함과 노련미의 2분법은 개념적 조화를 이룬 것이다. 자연스러움 속에 어색함은 프레임 속의 하나의 사건으로 존재하며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사람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이어도 아름답다.
같은 상황인데, 조명의 스타일에 따라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비교해 보시길...
13인의 칙칙폭폭! 인물사진컨텐츠 전문가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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