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한다. 일단, 책꽂이에다 꽂아 놓기만 해도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한 것이다. 내가 자주 접하는 곳에 놓으면 언젠가는 책들을 다시 만나는 거니까. '백문이 물여일견이라', 이미지는 한번 보면 무슨 생각이든 할 수 밖에 없는 인지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두뇌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라 할까. 외딴 곳에 여러 사람들이 낸 발자국이 길이 되는 것처럼, 익숙하지 않은 곳과 것들도 자주 접하면 원칙이고 길이 된다. 어떤 분야든 자주 접하고 익숙해지면 전문가가 되는 원리와도 같다.
나는 특히 책을 살때는 신중하지 않다. 이유는 책이란 나쁜 책이란 없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나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책은 나에게 친구이자, 스승이며, 삶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멘토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그러길 바란다.
건축가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돔을 제안할때, 확신을 요구하자 계란을 세우겠다고 했다. 계란을 세우는데 한쪽을 깨서 세웠고, 사람들은 뻔한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이디어란 그런 것이다. 새로운 것이란 없다.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느낌을 작품집을 보면서도 자주 접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을 생각했고, 실행한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다. 뻔한 생각도 실행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생각과 결합하면서 소위 '대단한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일상에서 전화를 할때 눈으로는 자품집을 훑는다. 동시에 가능하다. 눈으로 이미지를 보면서 그 생각 속으로 빠지지 않아도 된다. 그냥 눈으로 봐두면 인간의 영리한 두뇌는 그것을 이중적으로 접하며 따로 따로 일을 풀어간다. 반복해서 익숙해지면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몸짓은 자연을 닮아 있으며, 그 자연 또한 그 안에서 소통하며 살아간다. 시간이 지나도 그 존재가 그대로 존재하리라는 착각을 하지만, 그 존재의 의미는 시간과 동시에 달라진다. 그렇게 자연과 인간은 서로 소통하며 살아간다. 책 또한 자연에서 깨달은 진실을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그 의미를 전달할 뿐이다. 삶의 진실을 알고 싶은가? 그럼 작가의 생각이 담긴 작품집을 사라.
사진이 담긴 책을 사다. 아베돈.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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