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항상 낯섦을 갈망한다. 일상에서도 새로운 분위기 속에 젖어보려 한다. 년말, 바삐 일정을 마치고 평소 친하게 진해던 가족과 홍천 비발디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창밖을 바라보자 멋진 풍광이 펼쳐지고, 급기야는 불꽃놀이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예정되어 있었겠지만 몰랐기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모르는 게 약? 어쨋튼 우리 일행들에게 행복을 선사했음에 틀림없다. 이렇게 우리는 2014년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스키장의 왠 포퍼먼스? 스키어들이 등불을 들고 내려오더니 2015년 양띠해를 축하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양띠라서 더욱 의미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더니만..
하늘을 붉게 수 놓은 불꽃들이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그 넓던 스키장이 아이처럼 작아보이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년말이면 떠났던 가족여행에서 또 하나의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2015년 새벽 4시, 기상 나팔 소리가 우리를 깨웠다. 함께 갔던 형님이 모두를 깨웠다. 일출을 보러 동해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2시간이 넘는 시간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흔쾌히 따랐다. 어둠을 뚫고 동해의 어느 바닷가, 기다리고 기다렸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족히 넘었다. 그러나 우리는 기다렸다. 손발이 얼었다. 코끝이 붉어져 왔다. 그러나 해가 붉은 기운을 내비치고도 10여분이 더 걸려서 얼굴을 내밀었다. 이유는 수평선 끄트머리에 구름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다림은...
파도는 밀려왔다. 반복해서 밀려왔고, 옷 속으로 밀려 들어오는 바람은 막을 길이 없었다. 드디어 해가 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태양이지만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그것을 맞이하는 이유는 의미 때문이었다. 의미란 의미를 둬야 의미가 되는 것이다. 삶에서 의미란 종교적 신념과도 같은 것이다. 종교도 믿음이라는 의미를 두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의미 없는 것처럼 말이다. 태양의 온기가 파도를 밝히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는 따스한 온기로 나의 가슴까지 뜨겁게 달궜다.
일행은 강릉으로 향했다. 오죽헌 정문 앞, 만두국과 초당 순두부를 먹기 위해서 였다. 단골집이기도 했지만 새해 첫날 첫번째 손님이어서인지 맛이 예사롭지 않았다. 떡만두국은 사골국에 끌여주었다. 사골국물과 두부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은 생일날을 맞이한 듯 기뻐했다. 이렇게 우리는 2박 3일간의 새해 여행을 마치고 귀가했다. 가족이란 어떤 의미로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관계일 것이다. 올 한해도 '서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함께'이길 바랄 뿐이다.
2015년 가족과 떠나는 여행, 희망을 말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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