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바라보는 것보다 힘든 일도 없다. 우두커니는 멍하니하고 사촌지간은 될 거다. 목적없이 어딘가를 바라보기는 벽을 보고 앉아 있는 것처럼 일종의 고문이다. 본다라고 하기에는 봄이라는 단어의 중요도에 비하면 아깝다. 바라보다라는 어떤 것을 향하여 보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지만, '바라보다'는 뭔가를 바란다와 보다가 합해진 일명 합성어로 봐야 한다. 바라보는 과정은 바라며 그리고 지켜 보는 것이다. 또한 보다에도 당연히 바람이 포함되어 있으니 중복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이 사진은 초상권을 우려하여 뒷모습으르 찍었다. 그것도 모자라 가족으로 모델로 세웠다. 멍하니 바라보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이 사진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에 마냥 그렇치만은 않다. 새해 아침, 해돋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과연 이들은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저렇게 서 있는 것일까? 언제라도 볼 수 있는 해돋이를 추운 겨울날 새벽에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것이었을까? 그것은 바램을 비는 행위, 즉 의미가 담겨있다.
기대하며, 기다리는 그런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이 바라보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항상 누군가를,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은 결코 단순한 행위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렌즈 속으로 피사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것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자하는 바람이 1차적인 것이겠지만, 결국 그 사진이 어떤 모양이길 바라는 간절함이 내재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고로, 바라보다라는 말과 렌즈 속을 통한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한 바라봄은 같다. 바라봄, 이 말처럼 사진가에게 많은 사유의 공정을 거치는 말도 없다.
기다림, 기대함,. 그리고 바라보다의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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