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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

로마는 raw 포멧이다. 가능성이다, 진행형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폐허처럼 보이는 콜로세움, 뽀로로마노는 버려진 곳이 아니었다. raw처럼 진행형이었다. raw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할때 우리에게 익숙했던 단어, 말그대로 날것이다. 그러나 날것의 의미는 신선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카메라의 포멧으로 jpeg와는 다른 raw! 완성되어진 jpeg와 다른 raw는 사진가에게 가능성과 자유를 안겨 준다. 사진을 찍은 다음의 프레임에 창작적 가능성을 준다. 로마가 그렇다.이 사진은 환영으로 찌었다. 도나텔로와 브루넬리스키가 찾았던 로마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어둠과 같은 절망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았울때의 감회인 것이다. 환희, 이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행복이었으며, 인간에게 주는 최대의 축복이자 선물이 아니었을까? 그 순간이...르네상스를 열었던.. 더보기
순간 포착은 예견 속의 기다림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순간을 남기는 숭고한 작업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치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이기에 사진찍기에 진지함이 필요하고, 찰나를 잡기위한 처절한 자기무장도 필요하다. 사람이나 풍경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풍경은 하번도 같은 때가 없으며, 사람의 표정 또한 같은 표정은 없다. 사진에서 예견이란 많은 경험이 필요하며, 차분하고도 철저한 기다림이 필요하다.갑자기 햇살이 건물 사이로 쏘아 붙이듯이 나타났다. 비장한 각오로 어디론가 떠나는 서부의 사나이 같은 컨셉이다. 흐린날에는 아무리 멋진 포즈와 연출을 한다 한들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광경임에 틀림없다. 어둠 속에서 강렬하게 다가왔던 햇살도 카메라의 렌즈를 통과하면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사진 찍기의 묘미이기도 하다.카메라가 사람의 눈을 .. 더보기
피렌체, 노랑으로 치유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피렌체의 밤거리를 걸었다. 노랑 담장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고흐의 그림이 유독 노랑이 많으면서도 우울했던 삶. 그러나 피렌체에서 봤던 노랑은 희망이며 믿음이었다.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던 역사의 현장에서 밤의 색깔로 노랑을 선택한 나는 발걸음 마져도 가볍고 흥겨웠다. 벽면을 비추는 가로등이 더욱 노랑을 노랑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하늘의 파랑이 노랑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힘차게 보였던 것은 색깔이 주는 느낌과 더불어 나의 마음이 술렁이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고흐가 그렸던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처럼, 큼지막하게 그려진 별들은 없지만 예술가 고흐가 느꼈던 감정 또한 나처럼 환상 속에 밤을 보낼 것이다. 그날밤 보았던 그 노랑은 경쾌하지만 결코 .. 더보기
밀라노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흔적을 더듬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에스프로소 한잔의 여유! 입 안에 털어 넣고 가는 길을 그대로 가버리는 이테리사람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30대를 보냈던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그라치에 성당 안에 그려진 그림에서 그를 만났다. 다빈치의 호기심이 최후의 만찬을 퇴색된 채로 우리들 앞에 나타났음에도 그를 원망할 수 없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9년을 보냈던 스포르체스코 성, 입구의 분수가 종탑을 닮아 있었다. 숲길같은 길을 지나 만나는 종탑과 태양의 화려한 몸짓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분수의 몸짓을 입구로 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했다.스포르체스코 성안의 그림한장! 사람을 안내하는 가이드들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그 사람, 스포르차공이 있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와의 만남은 레오나.. 더보기
피렌체의 후예! 선택과 집중, 그리고 몰입.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오후 4시, 피렌체 입성!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 그곳에서 나는 피렌체 예술가의 후예를 만났다. 그들의 머릿결에 살포시 내려앉은 석양의 질감이 더욱 그들의 이별을 아쉬워하게 했다. 간절함으로, 이 둘의 가운데 내려놓은 가방만이 누가 떠나는지를 암시하고 있었다. 군청색 가방색과 둔탁한 질감이 남자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전장에라도 나가듯, 긴 이별식을 감행하는지 부러운듯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피렌체 여성들은 작은 얼굴과 날씬한 몸매, 뚜렷한 이목구비 특히 깊은 눈동자가 사람을 끄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은 나약한 지라 길가에서 마주했던 그 눈빛을 잊어버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름다운, 아니 아름답다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성의부족이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도시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 더보기
어둠을 타고 밀라노에 도착.(밀라노 도우모 성당)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를 두루 거치는 일정이다. 르네상스인들의 발자취를 찾아서 성당에서, 때로는 미술관으로 향할 것이다. 조토, 도나텔로, 그리고 라파엘로를 비롯하여 예술가들의 고뇌 속에 잠겼던 존재자의 존재를 불러들일 것이다. 객관적 시선의 사진찍기는 지양할 것이며, 보이지 않은 존재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시공을 넘나드는 일루전 촬영을 할 것이다. 거리의 한산함 속에서도 예술가의 발걸음 소리를 들을 것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과 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방향과 질감 그리고 색감 속에서도 은폐된 존재를 향한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카메라는 익숙함 속에서도 낯선 존재들의 속삭임에 귀 기우릴 것이다."이런 다짐으로 과거로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 더보기
다름이 완성하는 조화로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국가의 구성요소는 국민, 주권, 영토이다. 그러나 세상은 사람이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진은 그렇다. 사람이 찍고, 그 안에는 사람이 들어간다. 인물사진에서만 그렇다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풍경 속에도 사람의 표정과 생각이 들어있다.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말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 사람에게는 각각이 다름이 존재하고, 그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는 과제가 있다.촬영자는 동작을 주문하며 사진을 찍는다. '터닝하는 격한 모습!'이란 주문을 했다. 표정과 동작, 그리고 반응하는 타임도 달랐다. 아마 똑같이 기계적으로 착착 진행되었다면 맛과 멋은 없었을 것이다.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하여 완성된 만족스런 사진이다. 같은 표정, 같은 동작은 하나도 없다.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진 않았지만 다름.. 더보기
아버지의 칠순날, 즐거운 웃음소리.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버지의 잔칫날, 가족 모두는 웃었다. 아버지! 항상 이날만 같이 사세요. 감사를 드립니다.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우리가족은 뭉쳤다. 여동생 둘은 풍악이 울려 퍼지자 분위기를 잡았다. 성공적이었다. 진행하는 분이 작아 보일 정도로 잘들 놀았다. 인생은 희로애락의 합주곡이라고 하지만, 힘겨운 일들은 멀리 떨쳐버리고 즐거운 노랫소리로 채워졌다. 아버지의 일기장들과 예전에 찍어 드렸던 리마인드 웨딩 앨범에 출입구에 비치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참여해주신 동네분들과 가족친지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전하는 바이다. 더보기
모나리자를 통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격분석.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는 사진을 통해 촬영자를 분석한다. 사진 속의 단서를 찾아 촬영자의 성향을 기술하는 형식이다. 사진은 지향하는 것을 찍는다. 지향하는 것은 바라보는 것이자, 그 곳에 자신이 존재하는 원리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그를 말할 수 있다. 그럼 그림은 어떨까? 사진은 외형의 내면화이고, 그림은 내면의 외현화라고 말한다. 물론 사진이나 그림이나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많은 사진가들의 사진을 분석하며 자신감을 얻는 나는 이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격을 분석하고자 한다. 단 모나리자에 관련된 이야기와 그림의 내용만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기술한다는 것은 학자들의 몫이고 나는 사진작가일 뿐이기에 수다형식을 빌어 이야기에 책임을 지지 않는 방식을 택한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더보기
첫눈 오늘날, 어느 시골 풍경 속으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첫눈이 왔다. 봄바람난 처녀 가슴처럼 싱숭생숭하여 기차를 타고 떠났다. 차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랴, 재미에 빠진 르네상스 미술책보랴 정신없이 시골풍경 속으로 빠져드는데 순간이동되었다. 칼바람도 결코 차갑지 않았다. 왠지 모를 정겨움들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밭 한귀퉁이에 대여섯마리나 되는 강아지들이 어미와 놀구있고, 비닐하우스에서 아낙이 일을 하고, 담벼락에 매달아 놓은 시래기까지 고향 풍경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했다. 비닐 하우스가 많은 동네, 마을 뒷편으로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고즈넉하다고 해야 할까. 어미 품에서 노니는 강아지들이 포동포동하다. 누가 볼쎄라 어미는 새끼를 돌보느라 노심초사하다. 놀아주랴, 지켜주랴 바쁜 나날들이지만 행복해 보인다. 개들에게는 표정이 없다고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