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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

프레임 안에 삼각관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말이 많다. 모호성과 다양성이 그 이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작가의 의도와 달리 해석하는 이에 따라서 다양하게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모호함으로 부터 생겨나는 다양성 때문이다. 보는 이는 자신의 판단에 집중하며,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 다양성과 모호성, 이 둘은 인과적이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찍고 있는데 한 여성이 지나간다. 연초점과 느린 셔터 스피드는 흐릿한 형상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행인을 익명으로 처리하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다. 이 사진은 뒷편의 작품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 의도였다. 그러나 흐린 기억처럼 행인에게 시선이 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더보기
아버지의 잔칫날, 이제 매일 매일이 당신의 잔칫날이길 빕니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버지의 칠순잔치를 치뤘다. 동네주민과 친인척, 그리고 아버지의 모임회원들을 초대하여 토요일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식순이 있었고, 여흥으로 마무리 지으며 행사가 끝나갈 무렵, 내가 미리 준비했던 아버지에 대한 글을 낭독했다. 중간에 끼워넣을 시간이 없어서 포기했었지만 진행상의 틈을 발견해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삶, 논바닥, 삽질, 그리고 선보던 날의 상황들이 글 속에 담겨있었다. 아버지의 친구분들과 동네 주민들은 과거의 기억속에서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당일 행사 3시간은 짧을 수 있었겠지만 준비하는 과정과 당일의 기억은 우리 자식들에게는 오랫 동안 기억될 것이다. 그렇게 2014년 11월 29일은 흘러갔다. 부디 행복한 여생이 되길 빌며, 그날에 준비했던 글을 남긴다. 아주 오래.. 더보기
사진이 담긴 책을 사다. 아베돈.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는 책 사는 것을 좋아한다. 일단, 책꽂이에다 꽂아 놓기만 해도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한 것이다. 내가 자주 접하는 곳에 놓으면 언젠가는 책들을 다시 만나는 거니까. '백문이 물여일견이라', 이미지는 한번 보면 무슨 생각이든 할 수 밖에 없는 인지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두뇌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라 할까. 외딴 곳에 여러 사람들이 낸 발자국이 길이 되는 것처럼, 익숙하지 않은 곳과 것들도 자주 접하면 원칙이고 길이 된다. 어떤 분야든 자주 접하고 익숙해지면 전문가가 되는 원리와도 같다.나는 특히 책을 살때는 신중하지 않다. 이유는 책이란 나쁜 책이란 없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나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책은 나에게 친구이자, 스승이며, 삶의 방향을 설정해주는 멘토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더보기
세검정 초등학교, 미래 인재를 양성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세검정 초등학교. 건물에 들어서자 건너편에 운동장이 보였다. 노란 은행잎이 운동장을 지키고 있었다. 오래된 건물 담벼락과 고즈넉하게 보이는 전경에서 편안함이, 교무실에 들어가 선생님들의 친절한 음성까지도 그렇게 느껴졌다. 잠시 교장선생님과 인터뷰가 이뤄졌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겸손한 어투는 아이들에게도 정겹게 대할 거란 기대가 밀려왔다. 운동장이 작아서 한 학년씩 6일동안 운동회를 한다는 이곳, 아침마다 아이들이 운동장을 걷는다. 자연을 느끼는 것이며, 즐기는 것이다. 여느 아이들 못지 않게 장난치고 떠들기도 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도 선생님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잘 듣는다고 아이들의 분위기를 말해줬다. 아이들에게 운동장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 속의 여유에 있었다. 마음이 넓어지면 .. 더보기
13인의 칙칙폭폭! 인물사진컨텐츠 전문가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몸짓만으로도 그를 읽을 수 있다. 자, 한번 보자. 13명이 놀고 있다.13이라는 숫자는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처럼 느껴진다. 만찬장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메시지를 던졌다면, 이 사진에는 그들의 흥겨운 놀이 속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먹는 것과 노는 것의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움직임이 있지만 모델들의 키차이에서 오는 얼굴의 위치는 오선지에 만들어지는 음표와 같다. 움직임의 경쾌함 만큼이나 악보의 리듬감이 보인다.조명과 카메라가 세팅되었다. 물론 모델들은 사진을 찍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다. 그러나 행동이 몰입되는 과정에서 기존 환경에 대한 인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프레임 안으로 빠지게 된다. 여기에서 사진은 놀이의 계기를 제공한다. 색상과 컨셉의 하모니을 이뤘지만 의상의 디자인이 다르고 다른.. 더보기
서울창의인성 교육센터 수업멘토링. 사진파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드디어, 초중등학교에 사진교육이 시작되다.'라는 글을 올리자마자, 누군가 나에게 그게 아니고 벌써 하고 있다고 말을 건냈다. 그러나 내의 '드디어'는 적극적, 안정된 시스템에 대한 바람을 말하는 것이자, 이것이 걸음마를 뛰려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적극적'이라는 말은 정직원으로의 사진담당교사가 있고, 사진이 교육의 주체이든 도구이든 수업시간이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됨을 의미한 것이었다.서울시에서 창의인성 교육센터를 응암동에 건립했다는 소식을 이제서야 접했다. 멘토로 초대받아 수업을 참관하게 된 계기를 통해서 였다. 학생들이 신청하여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곳은 사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직업체험적인 개념이 더 강했다. 창의 인성은 두번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 더보기
화계사에서 가을 빛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절이 산에 있어야 운치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존재하기에 겸손과 여유가 담겨서일 것이다. 2014년 11월 어느날, 성북구 평생학습관의 수강생들과 화계사에 올랐다. 경내가 아침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오늘의 강의, 자연의 속삭임을 들어라. 그리고 절에서는 과거의 타임머신을 타고 상상의 나래를 펴라. 두가지의 과제를 남기고 둘레길로, 절 안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둘레길을 걸을때는 나무가지 사이로 비춰지는 햇빛에 촛점을 맞추고, 내려오면서는 계곡에 떨어진 노랑 빨강의 단품잎들을 찍기에 분주했다. 가을은 지나간다. 속절없이 지나가지만 카메라에 담긴 풍광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존재한다.단청이 고풍스런 건물 사이로 가을빛이 인사를 한다. 한 보살이 바쁜 걸음을 하고 있다. 건물 밑으로 .. 더보기
조견당, 과거에서 지혜를 찾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간은 그림움 속에서 나를 만난다. 도심의 고층 건물들이 제아무리 뽐낸들, 오래된 우리의 것의 기품을 넘지 못한다. 피렌체의 도심은 17세기 이후 시간이 멈춰있다. 세상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 시절의 향취에 취하려 한다. 부족함은 지혜를 낳고, 풍성함은 인간을 경솔하게 만든다. 조견당, 종가집이다. 며느리의 이야기 속에서 선조들의 지혜가 집안 구석 구석에 남아 있었다. 오래된 나무와 질감있는 담벼락과 기왓장들, 이 모든 것들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 왔다. 생각에 잠긴다.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뇌리를 스친다. 머슴들의 부지런한 몸놀림, 양반들의 느린 걸음들 사이로 여유로운 세상사가 들어온다. 아침부터 저녁나절까지 머물렀다. 햇살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춤사위를 보기위.. 더보기
사진이 제공하는 감정 놀이와 이미지 구사능력.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스산한 바람이 분다. 봄날 꽃 향기 날리던 이파리는 먼길을 떠난다. 태양은 멀리에서 이별을 고한다. 흔적없는 흔적만이 자리를 메운다. 비탈진 언덕에서 먼산을 바라보며 마중나온 기다림, 저물어가는 저녁을 바라보는 두려움, 떨림처럼 보이는 그 무엇.'왜,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 걸까?감각, 지각, 인지의 수순을 거치면서 사물과 대화를 시작한다. 뭘까, 그거네, 아! 그래 생각난다. 뭐 이런 절차를 거치는거다. 관심을 갖는 대화 중에 단어나 문장들은 이미지로 환산 된다. 역으로 이미지를 봤을때 우리는 보여지는 1차적 단면보다도 그것에 자극되어 다양한 감정들이 느낀다. 감정의 브레인 스토밍은 아이들에게는 창의적 사고, 노인들에게는 우뇌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감정 놀이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며 즐거.. 더보기
'얼음으로 성쌓기', 생각 나누기.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외장하드 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한장의 사진을 꺼냈다. 단풍이 물든 가을이지만 겨울이 머지 않았음을 인식해서 인지 이 사진에 시선이 꽃혔다. 왜 찍었을까? 아니 나에게 왜 찍혔을까를 묻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가 지향했던 그곳, 나는 그곳에서 무슨 생각에 잠겼을까? 시간이 지난 지금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지난 겨울 한가한 어느날, 일행의 발걸음은 남이섬으로 향했다. 두꺼운 외투가 무겁지 않게 느껴지던 날이었다. 짧은 거리지만 배를 타고 건너서 보물섬에 도착했다. 오후의 햇살이 산마루를 넘어가며 느린 질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선차장 옆쪽에는 누구의 소행인지 모를 얼음으로 성쌓기 놀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꽁꽁 얼어붙은 강물을 깨며 공격하는 배들이 만들어낸 조각들을 얹어서 쌓은 듯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