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Therapy/여행 백승휴

중국, <황산에 살어리랏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2016. 10. 26. 12:53

<황산에 살으리 랏다> 이런 제목을 붙이면 깜박 속을지도 모른다. 청산에 살으리 랏다란 노래가사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만 통하곤 한다. 황산이든 청산이든 산은 산이 아니던가? 기암괴석이 이런 거구나란 감탄사를 연신 남발할 수 밖에 없는 황산! 케이블카를 타기 전까지 비는 부슬부슬 내리더니 정산에 올라오니 거짓말처럼 말짱! 그래도 운해가 봉오리를 감싸는 것이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형상이라.  발아래  수십미터의 절벽인지라 표시낼 수도 없고 카메라의 몰입정신에 의지해 참아낼 수 밖에. 

이 사진은 황산의 감동을 한걸음 뒤에서 관망했다. 누구나 감동적인 풍광앞에 절제력을 잃곤 한다. 약간의 여유만으로도 세상은 달라진다. 더군다나 누구의 사진과는 다른 나만의 색깔을 넣었다는 위안도 생긴다. 구름이 춤을 추는 장면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같은 장면하나 없다란 걸 깨닫게 된다. 

비슷한 공간에서 시간차를 두고 촬영을 하였고, 포토샵 보정도 약간 있었다. 아마도 내가 바랐던 황산에 대한 상이었는지도 모른다. 눈앞에 스치고 지나갔던 장면들을 두장의 사진으로 정리할까 한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는 낯선 풍경일지는 모르지만 황산인지 청산인지 알 수 없으니 의미 없다. 운해에 가려 건너편의 산들의 움직임은 신비주의를 만들었다. 마치 관심받기위한 인간의 속내처럼 느껴졌다.

 난간의 쇠줄은 군데 군데 자물쇠가 매달려 있었다. 짝잃은 슬픔을 간직하고서. 얼마나 많은 다짐과 약속을 해야 상대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 봤다. 

주. 

 

열심인 촬영자, 내가 좋아하는 컨셉의 사진찍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멋진 풍광, 뷰포인트와 매직아워를 멀리하는 사진찍기를 추구하는 나에게 일상이 작품이란 일념으로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 했다. 위험 천만, 다리가 후들거리는 곳에서의 산행을 마칠무렵 유독 많은 기념촬영과 독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사귀환의 감사함이랄까. 사진 속에 자신을 보며 황산의 환상을 떠올릴 것이다.

난간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수묵화를 그리는 모습에서 내가 찍었던 사진을 흐린 흑백으로도 만들도록 자극했다. 그림을 그리나 사진을 찍으나 다르지 않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결국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그 안에는 자신이 존재하고, 자신만의 프레임만이 존재하는 사진찍기. 누구도 알 수 없는, 때로는 나도 모르는 나! 황산 여행은 이상 속에 나를 만난 좋은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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