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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기념촬영의 의미와 방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함께 그곳에 있었다'

기념촬영의 의미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어떻게 있었는지도 명시되어야 한다. 여행간 그곳에서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런 설명이 텍스트가 없더라도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 사진찍기의 목적이다. 단풍은 가을의 대명사이다. 단풍구경하러 사람들이 산으로 몰린다. 전국 유명산지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풍인지 등산복인지 울긋불긋 정신없다. 

'함께'라는 단어에는 이미 관계가 설정되어 있다. 함께 할 수 있을 정도의 끈끈함은 묻어 있다. 이들에게 마주보라는 주문을 했다. 방향이 주어지지 않은 애매한 주문이었지만 스스로 정하고 있었다. 방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서로를 보고 있다. 어정쩡했는지 웃음이 터졌다. 웃음소리 전에 손을 잡고 있다는 것에서 신선함이 앞선다. 묘한 감정을 극복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오는 수순을 감안한 포석이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은 결과 못지 않게 심리전이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즐겁다. 웃음소리와 붉게 물든 단풍이 협연이라도 하는 듯하다. 연출인데도 모델들은 즐겁다. 연출인지 알면서도 참여하는 과정에서 즐거워진다. 모델의 움직임에 자연이 함께 웃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프레임 속에 구성된 피사체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하나가 된다. 그리고 영향의 폭을 넓혀간다. 2015년 가을은 이 사진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기억할 수 있다. 

이런 기념촬영은 표정까지도 정적일 수 있다. 함께 있었지만 끈끈하지 않아 보인다. 눈은 보이는대로 믿는다. 이미지를 완성하는 것은 보여지는 것까지를 계산해야 한다. 

자연과 함께 라면 비가오나 눈이와도 좋다. 또한 동료가 곁에 있으면 더욱 세상은 아름다워진다. 사진은 그때의 그 장면을 기억하게 한다. 어디에서 누구랑 무얼했는지를 남기는 기념촬영이길 바란다.


기념촬영의 의미와 방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