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흐른다. 냉정하게 흘러간다. 잡으려고 안간힘을 써도 소용없다. 2010년 찍었던 사진과 2015년에 찍었던 사진을 바라보며 시간이라는 사이를 대해 생각해 본다.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은 나이를 먹어가고. 그래도 긍정할 수 있는 건 가족들의 여유로운 눈빛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사진은 분명 떨어진 가족들에게는 거리감을 좁혀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위안이고 힘이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동시에 이렇게 웃고 사는 날들이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이 우문은 아닐 것이다.  오락한다고,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만 한다고, 술먹고 늦게 들어온다는 서로의 불평 속의 수많은 사연들로 서로를 아파하게 한 날들.

하얀색 백그라운드에 하얀 웃음짓는 가족들은 카메라를 바라보고 의무적으로 웃다가 진정한 행복을 맛보았다고 했다."

윗 글은 5년전 블로그에 썼던 나의 서툰 글들이다. 감회가 새롭다. 시간과 공간의 교차 속에서 우리의 삶은 이동한다. 어떤 기억들을 안고 변화되는지는 각자에게 맡기고 사진은 바라봄의 의식임을 밝힌다. 이 사진이 5년 후, 또 다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다른 세상 앞에 설 것이다. 이런 반복이 희로애락의 감정적 교차와 부딪히며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관계의 사이, 공간의 사이, 시간의 사이에서....

여러장의 가족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이 사진을 골랐다. 사진의 선택은 가족간의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서로가 잘 나온 장면을 권하는 듯하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자신의 이미지에 집중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그 가족의 사랑이 아무리 진하다 할지라도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견디지 못하는 습성이 인간에게는 있다. 하하하. 그걸 누가 탓하리오.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가족과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귀여운 욕심을...


-------------------------------------------------------------------------------------------------------------------------
아래 사진들은 2015년 7월 큰 딸아이가 호주로 유학가면서 촬영한 사진이다. 


아빠는 말한다.
자신의 머리가 빠진만큼 아이들이 자란듯 하다고 ...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잘 자라준다면 빡빡 대머리가 되었던 들 어떠하리.
웃을때 보는 이를 위하여 억지웃음 짓지도 하나
이 사진에는 진솔한 그들만의  사랑이 숨쉬고 있다.
야무진 딸 해림이가 귀여움에 아빠를 사로잡고
둘째 성빈이의 수줍은 미소는 가족들을 즐겁게 한다.


갑자기 다정해진 누이의 몸짓에
성빈이는 당황스럽지만 멋진 사진을 위하여 포즈를 취하는 센스!
이런 굼실거리는 남동생과 발빠른 누나의 사이에는 항상 골탕먹는 남동생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싸움하며 정들면 뗄레야 뗄수가 없다.
그것이 피의 진정성이다.


여자는 때로 이렇게 내숭을 떨기도 해야한다.
강한 여자는 남성에게 매력이 없다. 수줍은 듯 박장대소를 표하는 아내의 웃음소리에
남편은 마냥 행복하다. 이것이 인생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아니던가?


사회생활을 네트웍이라 한다. 그러나 가족처럼 견고한 연결고리가 어디 있을까? 부여잡은 손가락 마디 마디 어디 한곳 예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며 애절한 사랑이 묻어나지 않는 곳이 어디 있을까?

엄마는 말한다.
"항상 옆에 있기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기에, 언제든 볼 수 있기에..
그렇기에 가족이라 생각했다. 숨 쉴 수 있는 공기처럼, 그냥 그렇게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다. 내 가족을..."

그런데

" 말하지 않기에 때론 확인하고픈 것이 사랑 아니던가!
무형으로서의 ‘사랑’을 또 다른 ‘언어’로서 영원히 가슴가득 담을 수 있게 해준 시간이었다.
사진속의 우리 모습들이 서로에게 보여주고픈 사랑이었나 보다...

사랑스런 두 아이의 환한 얼굴, 웃는 모습, 즐거운 표정, 조금은 쑥스러운 몸짓..
그런 모든 것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아빠의 눈빛...

느껴본다... 가득... 가슴으로..."

엄마의 코끝 찡하는 목소리는 사진사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나는 그래서 사진가인 나를 사랑한다.

얼마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샘솟아 오르는 진솔함인가?
가슴이 뭉클함을 넘어서
함께 했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모아서 그녀에게 손짓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흐! 나에게 소중한 것들이여!'



빛바랜 사진 한 장이 이 멜에 동봉되어 날라왔다. 15년전이라 했다.
광릉 수목원에서 지나가던 유치원아이들 세워놓고 박수치라고 했던
그때의 그 기억이 뇌리를 스친다.
열정 하나만으로 덤벼들어던 사진가의 삶이 이제는 사진으로
더욱 값진 이야기를 만들려고 맘을 굳게 먹었다.

아직도 거실에 걸려있다는 이 액자가 이들을 사랑으로 지켜왔던

큰 힘이 되었을 것으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숙영이에요.. 2010.07.04 2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같이하는 우리의 모습인데.. 넘 감동먹었어요. 상용이하고 숙영이가!!!
    눈물도 쬐금 나더라^&^ 중년을 향해 걸음질하는 우리 둘은 사실, 사진찍는것이 어색하고 늘어만가는 주름에 '에구' 한숨만 나오기에 셔터앞에 주눅들고 피하고.. 그랬는데..
    고마워요 오빠! 지나온 시간들에게 당당할수 있게 해줘서.. 지금 이대로의 우리의 모습을 감쌀수 있는 넉넉함을 느끼게 해줘서...
    우리 가족 넘넘 행복한거 아냐?? ㅋㅋ

  2. 이상준 2010.07.09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이미지인줄 착각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니 저에게
    고민을 던지는 백작가님의 철학에 감동을 받습니다...

  3. 최범희 2015.07.12 2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글 사진 그리고 추억 ^^


“수강생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우치고, 내재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자기주도 학습을 지도하는 것이 중앙대학교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의 역할입니다”

- 중앙대학교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백승휴 주임교수와 15기 수료생을 만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

국내 인상사진 전문 스튜디오 종사자 및 사진 애호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대표적인 인상사진가 양성 교육기관이 중앙대학교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이하,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이다. 인상사진을 가르치는 변변한 교육기관이 없는 국내 교육 현실에서 프로사진작가들의 선택의 폭은 좁다.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은 2년 전부터 김헌 교수에 이어 백승휴 교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교육을 하고 있다. 이곳에선 기본적인 사진 테크닉 외에도 인물학, 독서경영, 브랜드론, 소셜네트워크 등 사진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1년간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나름의 실력대로 작품을 창작해 수료전을 개최하는데, 얼마 전 수업을 마친 15기 수료생들도 오는 2월8일부터 14일까지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수료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본보는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을 이끌고 있는 백승휴 주임교수와 15기 수료생 3명을 만나 교과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의 백승휴 주임교수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의 지난해 수업을 평가한다면?
“이전 수업은 클래식 포트레이트가 위주여서 프로사진가나 프로를 지망하는 사진가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그러나 내가 부임한 14기부터 포트레이트 외에도 시장 트렌드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도입해 아마추어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얼마 전 종강한 15기에는 교육생 중 30%가 아마추어였다. 아마추어와 프로사진가가 조화를 이룬 15기에서는 특히, 위크숍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 학기별로 1박2일 동안 진행된 워크숍은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모델, 사진가가 힘을 합쳐 작품 창작 과정을 체험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교육생들은 전문 교육을 받은 모델이나 현직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날 기회가 적었다. 이런 자리에서 비로소 상황에 맞게 스스로를 컨트롤하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현장에서 부족함을 찾아가는 교육이었기에 효과는 더 크다. 이밖에도 지난해 새로이 시도한 독서경영, 브랜드화, 소셜네트워크, 관상학 등 여러 분야의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이 스스로를 마케팅하고, 무형의 가치를 컨텐츠화 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자기주도 학습을 통한 브랜드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은 현실이 답답한 사진작가와 사진을 통해 미래의 삶을 즐겁게 영위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는 ‘전 국민 사진작가 시대’를 맞이했다. 이런 현실에서 전문가들이 지향할 것은 자신의 브랜드화 뿐이다. 스스로를 브랜드화하기 위해서는 주입식 마케팅이나 교육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고 이것을 채워나가야 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무의식의 세계가 있다. 무의식 속에 잠재된 가능성은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낸다. 인간에 내재된 잠재력을 찾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주제의 교육과 함께 인물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이런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생들은 자신이 부족한 점을 찾거나 내면에 숨겨진 능력을 발견한다. 일상에서 접할 수 없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의 능력을 깨우치고, 자신만의 사진 스타일을 찾아가는 일이 자기주도 학습이다.”

올해 새로이 수강하는 16기생들의 교과과정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카메라와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해 사진을 잘 찍는 일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존 시스템, 포징, 조명이 더 이상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구별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전문 사진가는 이를 뛰어 넘는 감성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물론, 기존의 사진 과정은 기본적으로 진행된다. 사진을 촬영하는 모든 기법은 유지하고, 이제는 감성을 자극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올해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에서는 수강생 각자의 스타일을 설정해 줄 것이다.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 배우는 자세만 갖췄다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위해 지난해에 반응이 좋았던 워크숍을 더욱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특강을 신설할 예정이다. 스토리텔링, 트렌드 따라잡기 등 더욱 다양해진 교육과 포토테라피에 대해서도 직접 강의할 것이다. 열정적인 실천만으로도 수강생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이다.”

인터뷰_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15기 수료생들에게 듣는다

■ 서정하 (대치동 썬스튜디오 운영)

= 수업 과정 중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됐던 프로그램은?
“백승휴, 김정대, 최의열 등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교수진이 직접 강의한 조명과 포토샵 편집 기술 강좌가 사진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백승휴 교수의 경험에 근간한 사진가의 작품 구사 능력 교육은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피사체를 찍는 사진이 아닌 사람을 진정성 있게 대하고 그 내면을 표현해 내는 방법을 알려주어 도움이 되었다.”

■ 황의영 (스튜디오 창업 준비)

= 지난해 수업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사진 기술을 비롯해 브랜딩, 마케팅, 철학, 컨텐츠 등 사진 창작 전반의 내용을 다루다보니 수업 초반에는 다소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한 인상사진 가치를 이해하게 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과연 사람을 어떻게 찍어야 하나?’에 대한 막연한 질문에 구체적인 가르침을 제시해주었다.”

= 수업 과정과 연계한 향후 계획은?
“오는 3월 중 한복을 콘셉트로 한 인상사진 스튜디오를 청담동에 오픈할 계획이다. 가족, 프로필, 웨딩 등 모든 촬영 분야에 한복을 접목시킨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스튜디오를 만들 계획이다.”

■ 임철구 (성남 스타포토 운영)

= 수업 과정 중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됐던 프로그램은?
“강좌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지만 명성있는 인상사진 전문가에게 사진 철학과 조명 기술, 고객 접견 등을 매울 수 있어 매우 뜻 깊었다. 또 인상학 부문 국내 1호 여성 박사인 주선희 박사의 ‘얼굴 경영’ 특별 강연은 인상사진의 본질을 깨우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수업 과정과 연계한 향후 계획은?
“이미 조명, 리터칭, 손님 접대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이전보다 조명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포토샵을 활용한 리터치도 한 단계 발전했다. 또 손님을 대할 때도 이전보다 진실하게 접근해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 올해는 공간이 넉넉한 곳으로 스튜디오를 이전해 손님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인터뷰 / 김치헌 기자, 이효정 기자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동운 2012.02.02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6기 커리큘럼이 넘 좋더군요...^^


“40을 지낸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A. 링컨

 

나는 마흔 여섯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나의 얼굴은 내가 책임을 져야하고, 타인의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 이 말을 하게 된 것은 아들의 습작이 발견됨으로 생겨난 이야기 속에서 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로부터이다.

 

                           아들이 그린 나의 얼굴이다. 그가 그렇게 봤다면 그것이 나의 얼굴이다. 그냥 나는 믿는다.

 

"특징만 골라서 그린거지요. 헤헤"
라고 말하는 아들에게 교육상 뭐라 할 수도 없고, 칭찬해야하나, 그냥 바라보면서 망연자실. 이렇게 나를 바라봤다는 생각에 어안은 벙벙.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의 특징을 잘 포착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 이미지가 그리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원래 더듬이질을 하며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불안전한 존재이다. 나에게 최소한 20여년의 세월은 그랬다. 넘어지고 또 일어나 대들고 그러다가 기운이 빠져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의 나의 모습은 저녁나절의 지친 태양처럼 흐느적거렸다. 흥미로움을 찾아 돈키호테처럼 방황하는 나의 자화상. 자화자찬이 아니라, 나는 그냥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그렇게 살아 온 듯하다. '갈망하고, 쭉 그냥.'

 아들의 그림에는 나의 삶이 반영되어 있다. 독창적인 캐릭터를 위해 만들었던 곱슬머리, 듬성 거리게 그린 머리털은 대머리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의 상태를 말한다. 이마의 세 가닥 주름은 나름 고뇌하는 예술가적인 삶이 비춰진다. 똥그란 눈동자는 경우 없이 자기 일에만 집착하는 이기적인 아버지를 표현한 듯하다. 턱수염이 많이 닮았다. 흐릿하고 제멋대로인 눈썹이 나와 같다. 가끔 아들은 그랬다. 아버지의 이미지는 경쟁력이 있다 라든가, 좋다는 말을 자주했는데 그것이 독창적인 이미지를 두고 했다는 것을 내는 몰랐다. 이놈이 나를 추켜 주는가, 아니면 자식 생각에 내가 괜찮은 이미지인가를 생각하면서 약간의 김칫국을 마셨는데 며칠 전 자화상 사건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아무튼, 나는 타인에게 독창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남과 같은 생각과 행위는 거부한다. 블루오션적인 마인드에는 10년 전 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들아, 나를 바라본 그 시각처럼 앞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림은 그림 일뿐 너무 믿지 말자." 스스로 되 뇌이며 그림을 다시 본다.

'이게 나였나?'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야외에는 자연의 빛이 흐른다.
태양에서 만들어서 한참 전부터 달려온 빛들이다. 그래도 맑은 날이면 지치지도 않고 팔팔하다. 그 장렬하는 태양광아래 인물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인공조명으로 작가의 의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냥 상황을 적절하게 적응하면서 촬영해야한다.

사람의 얼굴을 찍는다는 것은 단지 겉모습만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했다. 내면의 것을 찍어내는 것이 진정한 사진찍기의 진수다. 구름이 낀날을 비롯하여 눈오는 날, 비오는 날, 안개낀 날 할 것 없이 활용하기에 따라서 그 이미지가 달리 보인다. 부드럽고 온순하게 보이는 얼굴은 흐린 날에 찍으면 좋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보이는 남성성과 섹시한 여성으로 표현하기에는 강렬한 빛이 안성맞춤이다.

빛에는 강함과 약함이 있고, 색깔과 질감이 있다. 이런 기본 설정과 더불어 인물사진에는 그 안에 사람을 집어 넣어 어떻게 어우러지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장, 케주얼, 컨셉추얼한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등 모든 것들이 어울어져서 결실을 맺게 된다. 인물사진에는 클로즈업에서부터 롱샷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부위를 crop을 해서 표현하는 것이 있고, 독사진과 커플 그리고 그룹에 이르기까지 사진가가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연히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행운이라면, 작가가 의도에 의하여 촬영하는 것은 그의 내공이 담기게 된다.

비오는 날을 원망하고 바람을 피하려 한다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결론이 지어진다. 행운으로 생각하면 행운이 되고, 불만으로 생각하면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언제나 세상은 많은 것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어떤 시각으로 재단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만들어진다. 아무리 흐린 날이라 하더라도 빛이 있고 그에 따라 그림자도 있다. 그 빛의 방향성은 상존한다. 얼굴을 크게도 작게도 악하게도 선하게도 만드는 것의 빛이다. 렌즈를 잘 활용하면 흥미로운 사진찍기가 된다. 학창시절에 우리가 깨달았던 진리가 있다. '가방크다고 공부 잘하냐?' 카메라가 소형이라도 누가 찍느냐,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재단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실이 달라진다. 농부의 정성에 따라서 농작물의 수확량과 질이 달라지는 이치를 생각하면 세상의 순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동그란 눈동자와 사각의 화각, 곡선과 직선, S라인과 강한 힘처럼 이분법이 생각을 정리해 준다. 그것이 포토에세이이며, 전국민 사진작가 시대에 필요한 소통의 방법이다.


중앙대 사진 아카데미를 찾았다.
인물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였다. 일명, '인물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한 특강이었다.
사진속에 열정을 말하고, 자연속에서 의자로 변신한 나를 표현하는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을 얻고자 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의 강함, 여자의 섹시함을 표현하는 강의. 그것이 어울어져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은 어떤 소통법이 필요할까? 남자는 힘! 여자는 S라인. 이것이 정답이다. 모델과 소통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순풍에 돛달아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 하지 말고 그 모델이 잘하는 포즈와 표정을 유도하면서 자신의 의도하는 것을 찾아내라. 이것은 비단 모델들과의 소통법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이자 지혜이다.




윗의 두가지를 말하고 바로 실전 촬영에 돌입했다.
토요일 아침 9시 올림픽공원에 모이기위해 남4문으로 들어갔다. 목적지와는 조금 걸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예전에 자주 봐왔던 조각상이었지만 오늘은 나에게 의미로 다가왔다.
생각! 요즘 이것에 심취되어 있는 주제어이다. 푹 빠져있다. 생각이 없으면 몸이 망가지는(금이 간 것을 파탄으로 가정한다.)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각을 하자. 머리를 써라, 써!



모든 일은 직접 해보는 것이 제일이다. 글은 필사가 최고이고, 그림은 모사가 최고다. 직접 흉내를 내서라도 시작하면 익숙해진다.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익숙하지 못함이다. 낯설음이다. 서서히 말문이 터지면서 모델에게도 주문을 던진다. 진짜 그렇게 되었다. 모델과 소통을 하고 야생마와 같은 모델이 말을 듣기 시작한다. 이것은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60을 넘긴 나이에 바닦에 눕고 엎드려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엄청 흥미로운 일일게다.
집안에서, 직장에서 목에 힘 좀 주던 분이 이렇게 눕고 업드리면서 개구쟁이 같은 행위는 어린 시절의 재미를 다시 느낀 것이다.


웃음 소리가 들린다.
나의 주특기, 열중하며 찍다가 빼꼼히 얼굴을 드러내면 모든이들이 무장을 해제한다.
소통 끝!

이 사진을 볼때마다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오겠지... 행복. 그것이 삶이자 행복이다. 즐거움이지.


강건너 대나무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멀리에서 나의 강의를 도강한 모양이다. 이래서 공개적으로 강의를 하면 안된다니까? 강의료를 받아야 되는데 말이야.
아무튼 만족스런 표정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전부 인사를 깍뜻이 받은 적은 처음이다. 요즘 강의를 하면서 조금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번에도 앞자리에 앉은 분에게 미안해서 선물을 주고 왔다. 그쪽으로 침이 너무 튀는 바람에....


길에게 길을 묻고 있었다.
포토에세이과정의 조연심교수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 바로 이건데.
딱 맞는 이미지가 있어서 살짝 찍어왔다. 이곳을 지나오는데 이놈이 나에게도 길을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그냥 귀찮아서 '초행'이라고 둘러댔다. 지가 찾으려 하지 않고 젊은 놈이 먼저 묻기부터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일단 찾아보고 물어봐라. 이놈아! 나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말이지.


뉴턴의 사과다.
사과는 욕망이다. 그 크기가 사람보다도 크고 나무 못지 않다. 이것을 우리는 과욕이라고 말한다.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끝은 없다이다.


강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옷은 입고 가야지. 강의중에 마음을 비우라는 이야기는 조금 했는데 옷을 벗어 놓고 가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강의를 할때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건성 건성하면 안될 듯하다. 꼼꼼하게 알아 듣기 쉽게 강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올림픽 공원을 나섰다.

중앙대 사진 아카데미의 뜨거운 열정에 감사를 드리며 항상 사진으로 행복을 갈구하길 바란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성당에서의 결혼식이란 설렘보다는 엄숙이 먼저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신랑과 신부의 행복을 빌어주고, 결혼을 축하해주면 된다. 성당에서 기념촬영을 할때면 곤욕스러운 단어가 있다. 신부이다. 성당의 신부님과 신랑의 신부, 이렇게 둘이다. 나는 이렇게 부른다. 앞의 신부님과 뒤의 신부님이라고. 그러면 뒤의 신부님이 빙긋 웃는다. 공감한다는 뜻이겠지.


신부 대기실은 보통 1시간전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사진사가 늦으면 불안할 것을 배려해 조금 더 일찍 들어가 "오늘의 사진작가입니다."라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성당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나는 간단하게 기도한다. 즐겁게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남의 잔칫집에서 나의 개인사를 부탁하고 난리다.

어딘지 낯익은 신부가 앉아 있었다. 정감이 갔다. 왜 일까를 생각했는데 예전에 결혼사진을 찍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줌마로 변신을 거듭한 사람이 있다. 그 여인과 닮았다. 신부는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으로 그날 내내 흥얼거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마도 성당 안에서 들었던 기도가 기도발이 받았던 모양이다.



결혼식 입장 전까지 바쁘다.
신부대기실에서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느라 연신 웃어대어 입이 아플지경이고, 신랑은 밖에서 모르는 사람에게도 웃음짓느라 힘겹다. 아버지의 먼친척부터 어머니의 계모임 회원들까지 얼굴을 알리 만무하다. 블랙홀처럼 결혼식장에 빨려들어오면 엄숙해진다. 자연스러울려고 해도 십자가가 크게 보이는 것이 잘못하면 죄받을 것같다. 마음을 비우고 주례 신부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 이렇게 결혼식은 시작된다.


미녀와 야수다.
영화속의 미녀 못지 않으나 그녀가 더욱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신랑의 포스때문이다. 신부가 신랑옆에 있으면 여름철 울어대던 매미다. 아무튼 미녀와 야수라고 하면 잘 어울릴 듯하다.


갈색 눈동자의 아름다운 신부, 그녀는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입가에 발라진 립스틱이 반짝이고 흥미로운 눈매는 개구장이의 장난끼가 발동하는 듯하다. 신랑은 목에 힘이 들어갔는지 대체 웃질 않는다. 긴장한 건지 이쁜 신부 얻었다고 유세를 떠는 건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아무튼 분위기는 행복에 젖어있음에 틀림없다.



대추알이 크게 보인다.
이렇게 웃으며 사는거지, 인생 뭐 있나?
인상 써 봤자 주름살만 더 늘어나는거지 뭐.

"신랑의 넓은 가슴이, 토끼 같지만 정의로운 성격의 신부를 안아주며 아들 딸 숨풍 숨풍 낳으며 명 다되는 날까지 행복들 하시길..."

이 사진은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가 청담성당에서 혼배사진을 찍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표현한 것이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찍은 사람들은 행복하고 즐겁게, 항상 웃을 일만 있길 기도하며 촬영한 작품이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남녀의 결합은 성스러운 일인가, 세속적인 것인가?

내가 찍은 사진, 그윽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남녀의 모습이 나를 흥분시켰다. 의무감. 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그 책임감. 사랑스럽다. 작가의 고도의 테크닉이 구사된 호화로운 조명과 포즈 그리고 멋진 백그라운드의 이미지가 아니어도 좋다. 그냥 그들에겐 사랑이 느껴져서 좋다.  

남녀의 결합. 그 결실은 결혼이다. 그 사랑에 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을 판가름  지을 수 있을까? 
하라면 못할 것도 좋다.

 "두 눈빛이 마주하는 중간지점처럼, 성스럽지도 세속스럽지도 않은 ..."


때로는 깨지는 것 빼고 다 집어 던지며 격렬하게 싸우기도 하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키스도 해보고
온몸이 뻑적지근 하도록 섹스도 하고
그러다 애 생기면 애 낳고
그 애가 커서 학교 간다고 하면 학교 보내고
또 그 애가 결혼한다고 하면 결혼하라하고
또 자식에게도 그렇게 살라하고
그리고 서로 힘겨울 때 뜨끈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는 것.

이것이 사랑이며 인생이다.

인간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부족한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것이 인간을 고독하게 만든다.
곁에 있어도 고독하다. 그것이 사랑이 식어서라고 착각하기 말라.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몇년전 미국에서  마스터디그리수여식에 참여했을때의 사진이다. 겸허한 자세로 사진을 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몸으로 체득한 날 것의 지혜들

언젠가 그의 스튜디오에서 인물 사진 찍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사자를 연상시키는 파마머리를 한 큰 얼굴, 형형한 독수리 눈빛을 가진 그가 망가진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 앞에서 잔뜩 긴장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켰다. 그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스튜디오 서가에는 그의 사진 작업의 깊이를 알 수 있게 하는 《여성심리》, 《컬쳐 코드》, 《미의 역사》, 《불안》,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본다는 것의 의미》, 《여성의 몸》 등의 책이 꽂혀 있다.

밝은 색 옷을 즐겨입는 그는 체질적으로 평범한 것을 싫어한다. 학창시절 교복입고 단체 사진을 찍지 않았던 그는 사진작가가 되어서도 같은 모델을 놓고 여러 명이 사진 찍는 것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저는 남과 다르게 찍어야한다는 의무감을 가졌던 거 같아요. 지금도 제자와 동료들에게 스승을 배반하라고 얘기해요. 다른 것, 다른 길을 가라고요. 처음에 웨딩사진 찍을 때도 새벽에 명동 한복판에서 찍었어요. 나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미학적으로 사진을 배우진 않았지만, 감성적인 사진을 찍었어요. 덕분에 유명세를 타서 사람들이 줄 서서 예약했지요. 저는 사진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야한다는 주의였어요.” 그는 이런 것들을 대부분 몸으로 때우며 배웠다. 배운 걸 짜깁기 했다기보다 맨땅에 헤딩하면서 배운 거를 나중에 책으로 이해했다. “그 때는 이론이 몸에 찰싹 달라붙으면서 시멘트처럼 견고해지는 거죠. 살아오면서 저는 멘토가 따로 없었던 것 같아요.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고, 코피나면 코피 닦고, 제가 볼 때 몸으로 맞으면서 슬기로움을 터득했던 거 같아요.”

사진을 찍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

지금은 운명이 된 사진과의 만남은 우연으로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위해 대천에서 올라와 기거한 서울 고모부집이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진 기술을 익혔다.

안정적인 밥벌이를 위해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겨우 졸업했다. “세 시간짜리 전공 강의동안 칠판을 바라보아야했던 시절을 통해 인생에 대한 인내력이 생긴 거죠(웃음). 그런데 사진 일을 도우면서 자기만족이 컸어요. 겉으론 강한 척 했지만 속은 약한 제가 사진을 찍어주면서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좋았어요. 사진이 소통의 도구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아르바이트로 회갑연, 결혼식 사진 찍으며 돈 좀 만졌어요.(웃음) 용돈 쓰고 졸업할 때 통장에 2천만 원 있었으니까. 졸업 후 진로 문제로 고민할 때 직장다니는 선배들을 찾아갔는데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물론 선배들이 나 행복하지 않아,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나는 사진 찍을 때 행복했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너 대학 나오고도 ‘찍사’하려고 했냐는 소리 들을 때였죠. 결론을 내렸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 하자고. 쉽게 가는 게 아니라 나와 조우(遭遇) 하는 데 몸부림을 많이 쳤던거 같아요.”

그는 자신을 ‘내적 자아를 찾아주는 포토 테라피스트’라고 명명한다. 인물사진을 미학적으로라기보다 심리적으로 접근한 그가 포토 테라피(therapy-치료) 라는 영역을 찾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다른 사진가들이 미학적인 외면의 아름다운 사진을 추구할 때 나는 내면의 것, 찍히는 사람이 변화를 알게 해주는 것에 착안을 한 거죠. 사진을 통해서 마음의 평온을 찾아낼 수 있어요. 존 버거는 ‘눈으로 보여지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눈을 열고 마음을 열고,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라’고 하지요.”

한 때 인기강좌였던 백화점 문화센터 강의도 사진 잘 찍는 법이 아니라 잘 찍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수강생인 중년여성의 사진을 찍다보니 그들이 찍힌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몰랐던 아름다움, 나이들어 보이는 아름다움, 원숙함에 만족하며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사진이 그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포토 테라피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테라피란 단어를 아로마, 미술, 원예, 음악 등 모든 것에 다 붙이는 풍조에 편승하는 게 아닌가라는 껄끄러운 질문을 했다.

“의사들은 의사 아닌 사람들이 테라피란 단어를 언급하지 말라고 하지만 120kg의 여자가 동기부여가 되어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해서 변화된 모습을 사진으로 보고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활력을 찾는 게 얼마나 좋은 거예요? 저는 의사들 영역을 침범할 생각은 없어요.”라고 분명하게 말을 한다.

25년간 인물사진을 찍어온 그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은 뭘까? “볼수록 끌리는 사람이 매력적인 거죠. 내적, 외적인 것이 합쳐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연예인들 외에는 성형 반대 입장이예요. 인형같은 얼굴은 10분이면 식상해요. 신이 만들어낼 때 그 사람에 맞게 포맷했잖아요. 제가 중년여성 사진 찍으면서 느낀 게 그 안에 아픔, 욕망, 좌절, 모든 게 다 있어서 사진 찍는 나를 안아주는 느낌이 들어요.”

인간은 누구나 고통의 질량은 똑같다

그는 지금까지 마음먹은대로, 말하는대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나는 너무 지나친 자신감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 그렇다는 거죠.(웃음) 그런데 실제로 내가 ‘내적자아를 찾아주는 포토 테라피스트’라고 하면 정말 내가 그런 것 같아요. 의무감도, 책임감도 더 느껴요. 부르면 부를수록 더 가까워지죠.(웃음)”

안하무인으로 살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그에게 자신감의 근원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자존감이죠. 또 고향 대천의 뒷산, 언덕, 바닷가, 우리 어머니의 맹목적인 아들에 대한 믿음, 화목한 부모님... 처음 서울에 와서 풍족하게 자란 아이들이 부럽지 않았어요. 저는 인간 누구나 고통의 질량은 똑같다는 개똥철학이 있었어요. 이 개똥철학이 탄탄해요.(웃음) 안하무인으로 살았던 거는 어머니의 역할이 컸겠죠. 일 더하기 일이 이라고 했을 때 나는 아니라고 나서서 말하지 않고 묵묵히 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거죠. 남들이 가지 말라 해도 그 길을 가서 아내가 고생 많이 했지요.”

풍경사진은 안 찍느냐고 묻자 그가 ‘통섭’이란 단어를 꺼냈다. “저는 풍경사진에도 인물을 넣어요. 인물 없는 풍경사진은 멋이 없어요. 저는 온통 사람에 관심 있어요. 풍경 속에 사람이 들어갔을 때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있어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좋아요.”

그는 미국 PPA 사진 명장이다. “너는 앞으로 사진 찍을 자격이 있다고 주는 자격증이예요. 사진가들이 도전해 보고 싶어하는 분야지요. 120여개국 사진가들이 미국 PPA(Professional Photograper of America)에 출품해서 일정 점수가 되면 받는 것입니다. 그 점수는 작품 점수와 봉사 점수가 포함됩니다. 사진을 잘 찍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람됨까지도 점수에 포함되는 것이지요. 보통 7,8년 정도가 걸려요.”

그의 끊임없는 노력을 공중파에서도 알아주어 지난 봄에는 〈100일간의 기적〉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사진을 통해 6명의 여성에게 기적을 선물했다. 그의 실력과 방법이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고객이 많이 늘었겠다고 하자 공영방송에서 포토 테라피라는 장르가 소개되어 기쁘다고 했다.

35세 이후에야 제대로 책 읽기를 시작한 그는 서당훈장이셨던 증조부의 내림 탓일까, 강의가 재미있다고 했다. “보람도 있구요. 아무튼 나를 더 발전시키는 매력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강의를 통해서 나의 부족한 면을 인식하게 되니까요.” 그의 교수법은 몸으로 사진을 찍는 다양한 경험을 한 후에 이론을 가르치는 그가 체득한 방식이다. “제가 학생으로 공부하던 학교에 10년 만에 교수가 되었어요. 맨땅에 헤딩하면서 배웠던 것을 가르쳐 주는 거죠. 내가 목말랐던 것을.”

웃으면서 너무 좋아 침 질질 흘리면서 사진 찍는 모습이 떠올라요

대장간에 칼이 없다지만 그는 10년 전부터 매년 애교없는 딸과 아내와 애교많은 아들과 가족사진을 찍어왔다. 그는 돈키호테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자신의 욕구 때문에 가족이 피해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 튀는 기질을 아내가 방어했어요. 바람막이가 되어준 아내가 고맙죠. 아내가 없었으면 내가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았겠죠. 그런데 아내는 좀처럼 나를 칭찬하지 않고, 비판하고, 쓴소리를 하는데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죠.(웃음)”

쉬는 날 없이 옆을 보지 않고 앞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가능할까 할 정도로 그 때는 힘든지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어요. 엔진 시동이 걸려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엔진이 꺼져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뭔가를 극복하고, 했다는 게 중요하지요.” 나는 일 중독자라고 하자 “자존감이죠.” 라고 받았다. 엔진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살살 하라고 하자, “엔진이 고장나면 수리점 갔다오면 되지요. 과로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하니까 생기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죠.”라며 웃었다.

올 9월에 열릴 세계 장애인 기능 올림픽 지도위원으로 청각장애, 하반신 마비, 손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단다.

그는 왜 이렇게 앞으로 달려가는 걸까,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 걸까, 지향점이 궁금했다. “자유예요. 지금은 내 목표의 40%쯤 왔다 생각해요. 웃으면서 너무 좋아 침 질질 흘리면서 사진 찍는 모습이 떠올라요. 재미있어요. 행복해요...”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고 심지어 화소가 높은 휴대폰으로도 사진을 찍는 온 국민 사진가 시대이다. 그에게 사진을 잘 찍는 요령을 알려달라고 하자 “저는 사람의 사진을 찍을 때 사랑하는 애인을 찍듯이 최선을 다해 찍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4시간 가까이 이야기하고 헤어지는데 그가 ‘인터뷰 테라피’가 즐거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이 뿐 아니라 인터뷰어도 치료가 된 느낌이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가 내게도 전이된 것 같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존감’, ‘체득’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몸으로 체득한 날 것의 언어였다. ‘나와의 조우’라는 표현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나와의 조우를 향해 끊임없이 나가는 그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나와의 조우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맨 땅에 헤딩한 세월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지금 그는 보여지는 것,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을 이미 체득했으니까...



대담 및 글 김미원(수필가)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조현경 2011.08.29 2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순간 박수 짝짝짝. 방문할 때 마다 감탄 그자체입니다.

  2. Ruizhi J. 2012.07.11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이 글이 반갑습니다. 뭐랄까, 길게 산 것도 아니지만 제 삶에서 작가님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보게 되네요. 삶으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요. 으아 엄청 반가워요 작가니임:D

  3. 성인기 2018.02.07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로 치료를...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교수님 답습니다.

  4. 한유정 2018.02.14 14: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너무 멋져요

나는 2011년 5월, 4주간 강남구청에서 진행하는 수요인문학 강의를 했다. 물론 강남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사진가로서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아마 기존의 강의들과는 달랐으리라 본다. 이론 강의가 아닌 체감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때로는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찍어온 사진으로 이야기를 풀기도 했다. 체험하는 강의였다.

 


강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기념촬영사진이다. 웃는 사진은 항상 좋다. 웃음이 기쁨을 주고 그 기쁨이 좋은 일들을 만든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제안을 했다. 강의중에  적극적 수업참여자에게 주는 혜택이었다.
다음은 3명의 모델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도록 하겠다. 오해없길 바란다. 나는 관상을 보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작품을 찍으며 느꼈던 나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미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세히 살펴보면 매력적인 부분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미소짓는 눈매가 그렇다. 전후 사진에서 이미지의 변화는 의상에 있다. 헤어와 메이크업에 대한 준비도 한몫을 했다. 그 사람의 이미지를 촬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를 끌어 내는 것이다. 오랜동안 살아온 경험들이 얼굴에 고스란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친근한 얼굴,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리고 느린 말투에서 그녀의 성품이 나타난다. 느리지만 의도하는 것을 이루고자하는 의지가 보인다.


여자다. 여성스러운 여자다.
백치미도 있다. 사랑받기를 원하고, 아낌없이 사랑도 주는 그런 여자다. 유난히 꽃무늬 의상이 그녀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남편은 강하고 듬직한 남자일거다. 의지를 대변하는 턱선이 강인하게 보일지라도 오똑한 콧망울과 애교석인 콧선, 치켜 올라간 입술에서 여성적이다. 스스로 행복하기위해 스스로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이 쭈욱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섬세하고 예능적인 기질이 있다.
노랑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그녀는 자주 이 옷을 입을 것이다. 노랑은 아무나 못입는다. 내가 흰색과 빨강을 입는것처럼. 백그라운드와의 조화속에서 그녀의 옆선을 부각시켰다. 타고난 피부결이 여성을 더욱 여성답게 만들어 보이고 있다. 손끝, 콧끝 등 선들이 아름답다. 만지면 터질듯한 요소들이 나이를 잊게 해준다. 생각이 머무는 곳에 생각을 부드럽게 만드는 또 다른 생각이 함께하여 더욱 풍요로워지리라. 


지금까지 포토테라피스트의 개똥철학적 사고로

사람들의 근거없을 수 있는 내면을 훑어봤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가족사진을 찍다. 기념으로, 남기려고, 보여주려고, 찍어야 되니까 등등 많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휩쓸고 간 자리에 당당하게 존재하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

청담동에서 그들만의 삶을 꾸려가는 가족을 만났다.

행복은 말로 하지 않는다. 그것이 더 행복스러워보인다.

이렇게...



요즘 세상에 노인이 가운데에서 당당하게 위치한 사진을 보았는가?
당연한 것인데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의 시선이 이상한 거다.
좋다.  얼마나 보기 좋은가? 어른이 당당해져야 그 집안이 선다.


의미있는 사진이다.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손녀의 구성이기에 그렇다. 할아버지, 아버지와 손자의 사진은  보통의 촬영을 하지만 이렇게 여자들끼리 사진을 찍는 것은 드문 일이다. 당당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세련된 딸이 아름다운 손녀를 낳았다.
이거 말되지 않는가? 


남편보다 얼굴이 크다고 뒤에 서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포즈를 잡게했다. 사람들은 안다. 앞에 섰기때문에 얼굴이 크게 보일거라고.
다정한 사진이 우선인가? 얼굴이 작아보이는 것이 우선인가를 생각해보라.  당연히 뒤에서 남편이 감싸주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사진이 우선이다.


선남 선녀. 그런데 공부도 잘한다.
골프치는 여자가 자식이 공부도 잘하면 욕 얻어먹는 거라는데 이 엄마는 꽤나 욕 많이 얻어 먹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정통 포트레이트와 가벼운 하이키의 사진이 조화를 이룬다.
어떤 사진이 좋고, 덜 좋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시기에 이들이 여기에서 살고 있었다는 존재적 인식 문제에서 의미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 가족들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말하지 않았는데도 행복이 느껴진다고.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가족사진에 대한 생각.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결혼이란 말 그대로 둘이 합해지는 것이다.
마음이 합해지고 몸이 합해지고 또 양가의 가족들이 연결되어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중요하기에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의 결혼사진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는다. 젊은 시절에는 추억이란 뭐 그리 대수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해한다.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니깐.  나이가 들면 달라진다. 원래 인생은 아무리 떠들어도 자신이 가봐야 그걸알기에 많은 책에서 떠들어대도 후회하는 것이 인생사 아니던가? 진짜다. 그때가 되면 애절하리라만큼 소중하게 느낀다. 내가 경험한 것이다. 어린 시절 장난감을 든 자신의 손가락만 보고도 그 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사진이 추억을 상기시키는 자극제이며 그곳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다. 그 통로를 통해서 소중한 기억들을 더듬는 일을 하는 것이다."

청담성당에서 백승휴 시몬이란 이름으로  나는 그들의 소중한 사진을 찍는다.

영혼을 담은 사진을 찍기위해 항상 노력한다. 노심초사다.

신부대기실에 찾아온 이제는 친정어머니란 이름으로 바뀌어버린  어머니의 눈빛,
친구들의 왁자지껄속에 감정은 마구 술렁거리며 깊은 곳의 느낌을 찾아가기 힘들고,
아버지와 손잡고 들어오는 꽃길에서 30여년간 걸어온 둘만의 이야기를 쏟아내며,
이렇게 결혼식은 정신없이 지나간다.

정신을 가다듬고 그 사진들이 기록해낸 소중한 현장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 신랑 신부의 일상들이다.




결혼식날, 메이크업샵에서 아름다운 신부를 바라보는 흐뭇한 신랑의 시선과
오직 신부 한 사람을 위한 많은 스텝들의 몸놀림을 기억하려면 이사진을 집어 들어라.


 
꼭 잡은 손마디가 사랑으로 다가가는 접점이다.
마주한 눈빛에는 강렬함이 묻어나고 마음속의 감정들이 그들의 일치됨으로 하나 하나 여울진다. 이 마음 평생 변치 않길 바란다.

Posted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백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연호 2013.12.30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사진과 글을 보니, 그때의 촬영이 한번에 정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