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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photo play - 더불어 함께 함

사진찍기는 순간을 훔치는 것이다. 포토테라피반 빨강파티장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파티를 한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허한 마음>을 추스릴 길 없네. 이건 인간의 육체와 정신에 관한 문제이지 단지 모자란 인간의 허점은 아니다. 여기에 답이 있다. 왁자지껄한 외적 소음을 제거하고 점잖게 자신에게로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바로 photo play이다. Photo play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이며, 파티에 참석한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공평한 조건을 만들어 준다. 항상 나는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살짝씩 그 자리에서 빠져나와 몰래 뭔가를 하곤 했다. 그건 몰래 찍기였다. 숨을 죽이고 유심히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검색하는 역할이다. 훔쳐보기보다 재미난 것도 없다.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는 건 내가 바라본 그를 <내 생각대로 완성>시키는 것이나, 몰카는 훔쳐보기이자 이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누구나...

두장의 사진이 주는 의미는 뭘까? 뒷모습의 사진은 대문 같은 것이고, 춤을 추는 모습은 집안으로 들어간 주인을 만나는 것이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면 뭔가를 보여주려는 행위이다. 춤추는 장면은 표정이 나타나 있지 않지만 행위에서 유추할 수 있다. 바디랭귀지, 즉 비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이기에 의미가 있다.

여러장의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몸짓에는 누군가를 사진 찍고, 누군가의 사진을 찍는 장면을 바라보고, 화장하고, 그리고 자아 도취?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과 몸짓에서 그날이 드러난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분위기 속에 담겼다. 결국 자신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나누는 과정인 것이다.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에서도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과 자신이 행위하는 장면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기념촬영은 그 곳에 내가 어떤 모습(또는 행위)으로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강남구 여성센터 포토테라피반 멤버들에게 스튜디오를 공개하여 한해를 함께 했던 감사한 분들에게 즐거움을 나누고자 했던 것이다. 또한 이 사진을 통해서 다양한 바라봄에 대해 논하면서 그날의 순간들을 남겨두고자 한다.

사진찍기는 순간을 훔치는 것이다. 포토테라피반 빨강파티장에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