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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딸의 귀환, 소소리 농장 귀농인 서다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인간은 젊어지고 싶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고향을 그립다. 안티 에이징 또한 노화에 대한 저항이며 젊음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이다. 원형으로 돌아가려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럼 귀농, 귀촌도 같은 맥락인가? 요즘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귀농을 보면서 농부의 아들인 나는 마음으로나마 고향으로 향한다. 아흐, 그리운 고향! 남양주 농업기술센터의 <우리 농장 브랜드 스토리를 위한 사진 아카데미>에 참여한 강의를 계기로 기업고객 농촌체험을 기획하는 담당자와 동행하면서 이뤄진 일이다.


소소리 농장의 아버지와 딸이다. 어머니까지 한가족이 농부이다. 20여년전 아버지는 고향으로의 귀농, 그리고 몇년전 딸의 귀환. 귀환이란 말을 쓴 건 '도시에서 못살겠다, 우리 농장이 제일이다'를 외치며 딸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귀환은 귀농보다 원천적인 단어다. 내 생각이다. 아버지와 농장운영에 대한 방향을 토론하는 모습이다. 도인같은 아버지와 준비된 농업인 딸!

서울에서 멀지않은 곳이지만 산골짜기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족들은 각자 분주하다. 사진을 찍을때만 모인다. 어머니만 서울 여자란다. 외모는 제일 자연인이다. 사진을 찍을 때면 호미를 내팽개치고 달려온다. 역시 서울여자다. 머리를 매만지며 이럴 줄 알았으면 신경좀 쓸걸 그랬다고 찍을때 마다 말한다. 농장은 아버지의 놀이터이고, 그 농장에서 딸 다혜의 꿈이 커가고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며, 인성교육을 하겠다는 게 다혜의 꿈이다. 야무진 모습에서 벌써 꿈은 이루어져 있다.

망중한을 즐기는 화초의 싱그러운 모습, '나를 따르라'  닭장 속에서 대장놀이를 하고 있는 거위, 아이들을 태웠던 달구지와 나무 그늘 아래 되새김질이나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황소, 이들과의 쉼없는 대화가 다혜의 일상이다. 병아리같은 초딩들의 체험학습이 끝난 뒤 생겨난 여유로운 풍경이다.


전체가 3천평이다. 텃밭분양, 교감 감성체험교육,  팜핑, 정원이라고  명함에 새겨져 있다. "저는 한국농수산대 화훼학과 농학사 졸업후 해외농업인턴 덴마크 1년후 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 사무처 간사1년 (숲해설가 전문과정 담당자) 이후 국립수목원 산림자원보존과1년 후 부모님과 함께 농장운영이라고 보시면됩니다~" 서다혜씨의 자기소개서이다. 농촌을 위해 잘 교육된 인재란 느낌이다.

산들바람이 좋다. 감자캐기, 블루베리 따기, 그리고 두부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과 식단이 자연 그 자체이다. 농촌 체험을 기획하기 위해 찾아온 담당자가 농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신기해 한다. 농장 옆 계곡을 거닐고 있다. 농장주인의 설명에 앞서 설레고 있다. 20년이 넘는 숙성된 노하우를 통하여 고객감동을 추구하는 소소리 농장, 서울에서 한시간도 채 안 걸리는 <깊은 자연 속>으로 빠질 수 있는 곳이다. 지친 도시민들의 피난처, 어린시절로의 시간 여행지으로 딱이다. 또한 한 젊은이의 야심찬 미래도 만날 수 있다. 

딸의 귀환, 소소리 농장 귀농인 서다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