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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철학/영어 단어로부터

<attitude>, 단어가 갖는 의미와 사진 찍는 지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요즘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관심이 많다. 영어로는 <attitude>이다. 마음가짐이다. 태도란 것이 항상 정중하고 긍정적이면 좋은 태도일까? 이런 의문으로부터 시작하여 <attitude>의 어원을 찾아본다. 화가들이 풍경 속에 사람을 배치하는 방법이란다. 어디에 위치시키느에 따라 화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나는 단지 풍경 속 사람으로 국한하지 않으려 한다. <attitude>는 그림을 넘어 사진도 같은 맥락이다. 화가는 화면 속의 사람을 모습까지 결정하고 그림을 그린다. 사진은 순간을 잡아내야 그 모습이 완성된 것이다. 딱 맞는 시점을 잡아야 한다. 사진에서 사람은 동적인지라 찍는 순간까지 미결정이다. 마지막까지 신경을 바싹 써야 한다. 이것이 그림과 사진의 차이점이다. 


이 장면이 구호 활동이라는 것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떨쳐버림>의 대상은 생각이다. 그런 의도로 찍은 것이어서 그렇다. 아이들과 물건을 건 내는 모습이 동선을 그린다. 여성의 위치가 한쪽에서 전체로 이어진다. 중간에 등돌린 사람은 익명의 <아무개>일 뿐이다. 바닥이며 집, 그리고 사람들의 상황이 도움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석양의 질감도, 태양에 그을린 아이들의 피부도, 누구에 대한 기다림으로 다가온다. 


<풍경 속의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사물의 존재감,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보여줄 것인지 고민한다면 <attitude>이다. 이 사진은 사물의 좌측에서 다가오는 빛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붉은 색 표면을 터치한 빛, 흰색에 그레이톤의 그림자, 그리고 전체적으로 한 덩어리로 만들어낸 이미지도 태도의 범주에 들어간다. 사진은 그렇다. 풍경이나 인물이나 다르지 않다. 인물은 그에게서 감정을, 풍경은 그 곳의 느낌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태도는 의도이다. 의미부여이다. 상황에 대한 포지션 방식이다. 창작자의 구성과 그것의 태도는 다르지 않다. 프레임 속의 시선처리는 철저하게 의도한 결과이다. 표현에 대한 작가의 의도가 바로 <attitude>이다. 우리가 상대를 대하는 태도 또한 그때 그때 달라야 한다. 태도가 좋다는 것 또한 이미 규정된 약속인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란 또는 그래야한다는. <attitude>란 단어에서 소크라테스의 <탁월함>이 오버랩 된다. 그는 탁월함을 가르칠 수 없다고 했다. 그럼, <attitude>란 상황을 대하는 지혜 정도로 정리하면 될까?

<attitude>, 단어가 갖는 의미와 사진 찍는 지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