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승휴 칼럼/Photo Essay

단풍이 물들어가는 청계산에 오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을 찍는, 특히 인물사진을 찍는 사진가에게 주말 산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서울에 붙어 있는 청계산을 처음 올라갔다는 것도 특별함을 더한다. 아무튼 가을을 만끽하고 왔다. 울긋불긋 온 산을 수놓은, 아직은 약하지만 그런 느낌이 더 좋은 나에게는 훌륭한 하루였다.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이 뻥뚫려 있다. 

연녹색과 붉은 색깔의 잎들이 겸손하다. 섞여 있지만 하나가 되어 내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청계산에서 찍은 사진 중에 제일 좋아하는 컷이다.

등산 초입에는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다. 발길이 바뻤다.

빛이 말을 걸어오는 사진, 이런 사진을 많이 찍지만 찍을 때마다 묘하다. 단순하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있나 보다.

산너머 산의 그라데이션이 아름다운 사진과 온 세상이 화려한 단풍이 아닌 대비를 이룬 단풍이 더욱 눈길을 끈다.

기념촬영은 항상 의미를 갖는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 그래서 일단은 찍는다. 그것으로 다시 한번 기억하며 웃을 수 있어서 좋다.

등산객이 들어간 사진은 외롭지가 않다. 초상권에 문제가 되지 않는 황인철 원장을 택했다. 모델이 좋아서 그런 건 아니지만 뭐 나무랄 데가 없다.





이렇게 2014년 가을은 내 인생에 추억으로 잠기고 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청계산에 오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