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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마라톤에 도전하다. 10km.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도전은 항상 설렘이 있다. 새벽강변 국제마라톤대회. 나를 움직이게한 이름이다. 새벽형 인간으로 살다가 요즘 게을러져서 조금 늦게 일어나는데 새벽에 강변을 달린다는 컨셉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완주 120회를 넘긴 지인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되었지만. 가슴에 full, half 그리고 10km와 5km. full 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은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러나 도전하는 사람들 모두가 존경스러운 일이 아닐까?

징과 총소리에 맞춰 단계별로 뛰쳐 나갔다. 드디어 10km멤버들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따사로운 아침했살이 이마에 내려앉았다. 나름 코스 조절을 한답시고 조금 느리게, 빠르게를 반복하면서 달렸다. 더욱 힘빠지게 만드는 것은 내 앞을 휙휙지나가는 사람들의 야속함과 여성 마라토너들의 속도감이었다. 중간중간에 TV에서 봐았던 것처럼 물컵이 준비되어 있었다.  들어간 물만큼 몸이 무거워질까봐 입가에 물만 적시고 힘차게 컵을 던져버리고 달렸다. 나름 폼났다.

지구의 중력이 원심력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새삼느꼈다. 다리엔 근육통이, 가슴에는 숨통을 조이는 고통이 밀려왔다. 가끔씩 이마를 스치는 강바람이 상쾌했다. 별생각이 다 났다. 마라톤 42,195m를 뛰겠다는 꿈이 뛰는 동안 100번도 넘게 포기하곤했다. 5km를 턴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얼마 안남았다는 안도감과 약간씩 무리해 속도를 내기도 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사람들이 또 나를 앞질렀다.

출발전, 처음이라고 비시시웃으며 말하던 아가씨는 내가 턴해서 돌아오는데도 달려오고 있었다. 나의 경쟁상대는 뒤쳐진 사람도 앞서가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 자신과의 싸움, 그것이 달리기의 매력이 아닐런지. 그 맛에 일주일이 멀다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마음일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결승선에 골인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메시지가 '띠르르'하고 왔다. "축하드립니다. 기록이 57분 ..초입니다" 였다. 아무튼 기록을 받아들고는 기분이 좋았다. 다리가 뻑쩍지근하고 힘겨웠지만 몇일이 지난 지금도 기분이 좋다. 이제 기회되면 몇번의 10km를 거친후 20km에 도전해볼 요량이다.

운동은 오래살기 위함보다 기분좋게 살기위함이다. 나에게 운동의 대부분은 맛나게 술을 마시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