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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스승과의 만남, 김일상선생님을 만나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모든 일에는 계기가 있다. 물론  우연도 있다. 그러나 그 우연도 뭔가의 계기가 있어서 만들어 놓은 구세주의 뜻이 아닐까? 나에게는 오래 된  친구들이 있다. 그 모임의 이름은 "좋은 친구들"이다. 좋은 이름이지만 엉뚱하기도 하다. 그럼 나쁜 친구들도 모임을 가질까를 생각하면 무지 순진한 발상이다.  아무튼 이 친구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좋은 거란 것은 보면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던가? 아름다운 것도 보기에 즐거운 것이라고 했다.


내 고향은 대천이다. 그곳에 가면 꼭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가 있다. 동진철물의 대표다. 옛날 대천고등학교 사거리에 있었는데 이 친구가 운영하면서 확장했다. 아마 대천에서 제일 클거다. 아니 장항선에서 제일 클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면 말구. 개업식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바다구경하려고 일을 만들었다. 개업식이란 계기로...

고교시절 스승이신 김일상선생님이시다. 우측에서 두번째, 사실 제자들이 더 늙어 보인다. 같이 달리기를 해도 선생님이 더 빠를거다. 절제를 통한 자기관리가 이렇게 만들지나 않았나 싶다. 비뇨기과의사, 대학교수, 지적공사 기술사 등의 이력을 가진 놈들이 선생님의 옆에 서 있다. 자기 삶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다. 나는 이들을 찍고 있다. 사진작가니깐....

이렇게 친구의 개업이라는 이름으로 친구와 선생님이 고향에서 만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단 먹는 거다. 친구가 최고라고 하며 데리고 간 곳이다. 이름은 아이러니하다. 이름없는 회집이란 이름이다. 역설적으로 표현된 이 이름이 웬지 우리 스튜디오를 닮았다. 스튜디오란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나의 스튜디오 간판 "백승휴"랑 많이 닮았다. 나를 필요한 사람만 오라고 나의 이름만 덩그러니 간판에 써있다면 이 회집은 이름이 없다고 겸손하게 간판에 써있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니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지경이었다. 나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기하며 자신의 내공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2년 전 김일상선생님이 선물해 준 책이 있다. 감명 깊은 책이었다. "가르치지 않고 가르친다." 나는 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주 강의 중에 언급하기도 한다. 혼내지 않고 혼낸다. 아주 멋진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진정한 가르침을 선생님은 책을 통해서 주셨다. 이번에는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거 미리 알면 재미없다고 말하니 선생님 왈, "그러니까"라고. 충청도식 언어를 구사하면서 공감을 눈빛을 보냈다.

 다음 만남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질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