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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색온도, 강력한 언어 수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물건에도 그 특성이 있다. 그 고유의 색깔은 바꿀 수가 없다. 타고 난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도에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그 원형은 변화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물건에 색깔이 있고, 빛에도 새깔이 있다. 빛의 색깔을 색온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온도와는 다르다. 형광등, 백열전등, 석양, 아침, 대낮, 그리고 흐린날의 색온도는  각자 다르다. 디지털 카메라 내에는 켈빈도라는 기준에 의하여 다양하게 세팅되어 있다. 물론 몇가지의 기호에 의하여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결국은 색온도에 의하여 세팅해 놨을 뿐이다. auto에서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물론 성능좋은 카메라에 맡기면 적절하고 편리하게 조절해주나 미세한 조정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다. 신이 인간에게 선사한 신성한 영역이랄까.

흐린 날씨가 음산한 느낌을 준다. 실내에는 낮은 색온도가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창가와 의자사이에는 삼팔선이라도 그어 놓은 듯 색온도의 차이에 의하여 미묘한 색감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속광과 스트로보광을 섞는 것은 카메라의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조절에 의하여 가능하지만 색온도의 차이를 혼합하는 것은 감각에 의하여 조절되어져야 한다. 

실내에 색온도를 맞추면 창밖의 색깔이 본래의 색깔을 잃어 버리고, 창밖의 색온도에 맞추면 실내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물론 인물사진이라면 무조건 인물에 비춰지는 색깔에 따라 촬영자의 의도에 의하여 조절하면 된다. 색온도에 관한한 의도라는 것은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색감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광처럼 그 인물에 비춰지는 색이 원래 얼굴 칼라를 원하는 거이 아니다. 때로는 더욱 따스한 느낌, 때로는 차가운 느낌으로 그 모델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스마트 폰으로 찍고 있다. 색온도를 흐린 날의 모드로 바꿨다면 이런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노출과 색온도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비오는 날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잔잔한 리듬이 듣는 이를 차분하게 할 것이다. 골목같은 길 사이에서 강력한 빛이라도 내리 쪼이는 느낌이 인다면 강한 비트의 음악이 선곡될 것이다. 고로 색온도 또한 언어이며, 소통을 제안하는 도구임에 틀림없다.


색온도, 강력한 언어 수단.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