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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동강으로 MT를 떠나다. 중앙대 아카데미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MT가 무슨 의미인가? Membership Training 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런데 이건 왜 가는 거냐구 자문한다면, 첫째는 학습에는 여유가 필요하기에 그런 여유를 갖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어떤 일을 완성하는데 혼자서는 안되기 때문에 답합이 필요해서이다. 사람은 같이 어울리면서 가까워진다. 이건 인지상정이다. 심리학이나 철학까지 갈 필요도 없다. 

중앙대 아카데미 과정 멤버들과 MT를 다녀왔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음색을 고르고 있던 봄날, 동강이 감돌아 흐르고 있는 언덕 위에 위치한 콘도에서 1박. 사진가의 여행은 사진이 필수인지라 아침부터 풍광을 찍기에 바뻤다. 

옅게 낀 구름 사이로 태양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었다. 쭉 빠진 그리고 훌륭한 라인을 자랑하는 소나무, 그 사이로 산들의 그라데이션이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게다가 벗꽃들의 웃음 소리가 더해지니, 마치 오케스트라를 연주가 귓전에 멤돌고 있는 듯 했다. 산좋고 물 좋은 곳에서의 아침은 일상의 피로감까지 증발시켜주었다.

자신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특이했다. 그사람의 성향을 대변하고 있었다. 여성스러운, 남성스러운, 대범한, 소심한, 자유분방한, 소란스러운 등 많은 스타일들이 사진 찍는 자세에서 보인다.

노란 개나리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생명체는 생사를 반복하며 새로움을 자아내고, 묵묵히 서 있는 건물들은 퇴색된 그 자태가 그를 말해준다. 어떤 기준에 의해 좋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노란색이 봄의 상징언어처럼 나에게 다가와 가슴을 술렁이게 한 것은 사실이었다. 때를 맞추어 햇살은 그들을 비춰주고 있었다.

갑자기 나의 눈에 들어온 누군가, 즉석에서 모델이 되었다. 그는 관리인이었고, 예전보다 사람이 적게 온다며 모델을 적극적으로 서주며 사진가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촌장집'이라는 펫말에서 느껴지듯이, 그의 컨셉은 동막골의 촌장이었다. 담배를 꺼내물고 고뇌하는 모습과 때로는 코믹한 자세를 취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오랜만에 찾아온 사람들과 즐기기를 하고 있었다.

모델이 끝나자마자, 그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연기를 피워 사진을 찍도록 유도해 주었다. 일상에서 이런 연기는 임팩을 주며 셔터소리를 강렬하게 만들어준다. 일종의 낯설음이랄까.

사람들에게 기념촬영을 해주었다. 이곳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인민군들이 들어와 만들어내는 코믹연기가 이뤄지는 큰 마당이었다. 이 공간을 지역적 유명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유지시켜 놨다. 나는 다른 방식으로의 촬영을 했다. 서로 찍기를 감행한 것이다.

관광지에 오면 꼭 이런 모형이 꼭 있다. 사람들은 앞모습과는 달리 뒷모습은 무방비한 상태이며, 이런 헛점을 찍는 것이 사진찍기의 또 다른 묘미이다. 

사진은 우리에게 친구이며, 또한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사진이 대세인 요즘 카메라를 잘 다루는 것도 대세를 따르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신만의 생각과 의도의 표현으로 이뤄지는 결과물이라면 소통과 공감이라는 관계의 방향성에 걸림돌이 생긴다. 누구나 카메라를 든다. 외로울 때만 드는 것이 아니다. 이유는 많다. 그러나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는 자신이 그것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한다. 당연히 누구의 것이라는 꼬리표가 확실히 명명되어야 한다. 


동강으로 MT를 떠나다. 중앙대 아카데미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