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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여행과 교육 두마리 토끼, '존재, 나를 찾아서.',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일단 동영상을 감상하라. 그래야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

이 동영상은 멤버인 박병해 작가가 촬영과 편집을 한 작품이다. 그의 조곤 조곤 뱉어내는 화술처럼, 동영상에도 천천히 할말 다하는 지혜가 담겨있다. 누가봐도 공감하고, 광속으로 그때로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가끔 보면서 제주도의 겨울을 떠올리곤 한다. 동영상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사실 동영상은 스틸의 연속일 뿐이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사진여행의 컨셉은 '존재, 나를 찾아서'였다. 다녀온 후 전시에 출품한 작품이다. 두장의 사진 속에 '나'가 있었다. 나는 항상 새로움을 갈구했고, 그 과정에서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귤밭 구석에 버려진 귤마져도 환희스럽게 보였던 그것이 힘겨움 속에 감사를 알게 해준 내 경험 속의 나였다. 두개의 터널같은 작품은 정반합의 원리처럼, 완성되지 않은 둘이 모여서 새로운 희망체가 완성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둘이 합하여, 일명 융합적 사고를 통해 나의 가치를 조절하는 나를 만난 것이다. 여행은 진정 나를 만나는 계기였음에 틀림없다.

동영상 속의 장면과 그 외의 장면들의 모음이다. 동영상은 생생함을 보여주기에 친절하고, 사진은 또 다른 부분을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제주도 도착후 바람을 보기위해 바닷가를 거닐었고, 뭔가를 찾아 갈구하는 모습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눈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동심을 쫓으며 렌즈에 담으려 했으며, 귤밥체험 속에서 단맛이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깨닫기도 한 여행이었다. 

각자가 찍어낸 작품들은 전시장에 전시되어 또 다른 시도가 계속되었다. 전시 엽서에 2014년 2월 18일, 그날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욕구는 시도를 낳고, 시도 속에 열정은 결실을 만든다. 이 과정이 있어야 원하는 것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개똥철학이다.

전시 엽서가 제작되었다. 디자인은 정연호작가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엽서가 제작되는 동안 동시에 프린트와 프레임이 완성되어야 하는 긴박함 속에 참여자들은 여행후 전시 작품 속에서 자신을 또 다시 만나는 시도가 진행되었다. 그것은 전시장 오픈 강의장에서 발표해야 할 '5분 스피치'였다.

참여작가 중 희망자에 한하여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품 속에 담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말하는 시간이었다. 1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을 말하는 과정은 자신에게 동의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자신감을 생성시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준비가 철저히 한 사람이 더욱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관객은 발표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사진이 올라오면 자신의 검색어로  자신과 연관시키기 때문이다. 진지한, 미소 속의 설렘, 그리고 흥미로운 표정들이 각기 다른 관심사항을 반영한다.

선생인 나는 전체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발표자의 옆에서 때로는 불안, 때로는 당당, 때로는 자랑스러운 표정응로 바꿔가며 서 있다. 나는 그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어 그들의 발표를 점검하며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조언하고 있었다.

세상은 자축이다. 선거법위반이란 이유로 전시장에서 못하는 식숙을 많은 관객이 모인 자리에서 진행했으니 전시장 못지 않은 축하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여행과 교육의 공통점은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나는 이 둘을 융합하여 그 목표를 극대화시키는 작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은 자존을 되찾는 일이다. 자존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있었으나 잠시 그 수위가 낮아졌을 뿐이다. 그것을 끌어 올리는 것이 이번 여행을 통한 자아찾기였다. 단계로는 여행전 철저한 준비, 촬영장에서의 코칭, 그리고 전시를 준비하며 자신의 작품과 자신을 결부시키는 작업을 통해서 더 깊이, 가까이 자신에게로 다가가는 작업이었다. 자평하자면 대성공이었으며, 참가자들도 얼굴에 화색이 만연해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사진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사실이 기정사실화된 역사적인 또 한번의 계기였다.


 '존재, 나를 찾아서.', 여행과 교육 두마리 토끼를 잡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