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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오묘한 조화!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생각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이미지와 텍스트. 이 둘은 어떤 관계인가? 우선 이미지는 보여주고, 텍스트는 해석하고? 뭐 이런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둘이 가진 의미가 다르다는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강의 교안으로 썼던 두 장의 사진은 톤과 색의 대비를 설명하기에 좋다. 그러나 색의 대비가 아니더라도 시선을 끄는데 성공적인 사진은 녹색의 향연이란 제목의 사진이다. 또한 그 내용을 글로 풀어내는데 깨알같은 크기로 쉴새 없이 써 내려가도 부족하다. 

녹색과 붉은색은 대비의 기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부피를 차지하는 쪽으로 시선은 끌린다. 오른쪽 사진은 톤이 풍부하여 꼼꼼히 바라보게 된다. 녹색에 붉은 꽃과 녹색 이파리에 매달린 열매, 이 모두는 대비를 통하여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분법이라고 해두자. 둘이 만나  비교되면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꽃이냐, 열매냐? 정성스럽게 길러진 화초들이지만 이 정도는 일반 가정에서도 흉내낼 수 있다.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라는 것이다.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대비적인 이유 말고도 보기만해도 떠오르는 생각들은 무궁무진하다. 일단 자기집 화단이나 베란다에 심어진 꽃들 생각부터 난다. 공원에 나가 애완견을 보면 집에 있는 뽀순이 생각이 나는 것처럼. 이미지는 글자가 쓰여진 것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생각을 들썩이게 한다 

그럼 이미지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글로 써봤다.

두장의 사진을 보며 떠올린 생각들이다. 페이지가 좁아서 글을 쓰다가 멈춘 것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보이는 사진 내용을 넘어서 다양한 생각들이 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가 다시 돌아와 사진의 이미지에 나타난 이야기로 매듭짓는다. 어쩔 수 없이 이런 반복을 통하여 다양한 생각들이 이곳에 쌓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들이 쏟아지는 축복을 받는다. 물론 이 페이지에 적은 글은 정리한다든지 오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다. 이건 무의식의 세계에 있는 존재와의 만남을 위해서 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답은 글에 담기지 않는다. 그 새로움을 떠올려 낸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런 시도는 사진이라는 이미지와 글을 통하여 나 스스로를 자극한다. 페이지에 있는 내용들을 복사하여 이곳에 적어내려간다면 나의 취부가 들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난 자신있다. 다양한 수다 속에 담긴 알토란 같은 것과의 만남을 위한 실행력이라고 해 두자. 아니 행위 예술이다. 

제목에 나타난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생각들>은 이미지를 보며 떠오른 생각들을 채찍질하는 것이 텍스트이고 이 둘이 하나가 되면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와 내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부여받는 것이다. 참 매력적이다.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생각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