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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사람을 말하다

남성 수트는 김경희 디자이너에게 조건없이 맡겨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난 길치, 옷치다. 무슨 말이냐고? 몇번을 가도 그 길을 못찾고, 옷 살때 선뜻 옷을 고르지 못한다. 옷이 날개라는데 난다는 것는 애초부터  글러 먹었다. 나는 옷을 입을때 튀는 색깔과 독특한 디자인을 선택한다. 그런데 끝까지 입고 있는 옷은 편안한 옷만 남더라. 그렇다면 색과 디자인, 그리고 편안함까지 한방에 끝내려면 방법은 딱 한가지다. 몸에 맞는 기성복을 찾는 것보다 내 몸에 옷이 맞춰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 답을 남성 수트 디자이너 김경희 대표에게서 찾아본다.

의상 디자이너 김경희 대표. 맞춤정장 custom H를 운영하고 있다. 그것도 남성 수트 전문이다. 의상전공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며 의류관련 사업의 꿈을 꾸었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custom H는 역삼동에 있으며, 그녀를 꼭 닮은 곳이다. 아주 예쁘다.


책장가득 샘플 원단과 전공서적들, 그리고 그녀의 생각들이 가득하다. 그녀 뒷편에 놓인 남성 구두는 <남성 수트 전문>임을 암시하고 있다. 재단하는 손놀림이 고속 카메라로도 잡아내지 못할 정도다. 애띤 얼굴과는 달리 일하는 모습이 노련하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는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강의장에서 잘 어울리는 수트를 나에게 만들어 주겠다며 눈길을 보낸다. 옷을 입지 않은 듯 편안함을 원하는 나! 어디서도 눈에 틔는 독특함을 원하는 나! 나는 그녀를 알고 있다. 지인들의 옷에서 그녀의 향기를 느끼곤 한다. 사람을 한번에 딱 바꾸는데는 옷이 최고다. 

외모는 그 사람을 말한다. 멋에 길 들여진 그녀는 타인에게도 그 모습을 입히고 싶어한다. 웃는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은 그의 현재를 보여 준다. 일을 즐기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행복이라. 의상 디자인은 사람을 만나면서 시작이라고 말한다. 자신있다며, 고객의 생각과 자신의 디자인을 합해 고객의 그것이 된다. 그것이란 옷이라기 보다도 당당함이다. 입으면 당당해진다는 말해서 의상 테라피란 의미가 떠오른다. 색다른 자신을 만나려면, 자신보다 그녀를 먼저 만나야 할 듯하다. 

남성 수트는 김경희 디자이너에게 조건없이 맡겨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