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Therapy

노년의 즐거움이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영정사진이라 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불렀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부르는 것은 싫다. 장수사진이라고 해야 맞다. 포토테라피스트라서가 아니라, 사진은 항상 보는 곳에 놓아두고 보면서 웃을 거리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으레 이런 말을 한다. "웃을 일이 있어야지" 왜 안 웃느냐고 물어보면 노인들이 정답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는 과제가 부여된다. 웃을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안 만들었으니 혼나도 싸다. 이 사진을 보라. 얼마나 정겨운 표정들인가? 사랑하는 이들의 포응은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다.

 

몇 년 만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사를 탓하지 말라. 그것은 누가 찍어도 이정도는 찍는다. 그러나 좌측의 사진을 보고 즐거울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점잖은 것도 아니다. 뭔가 우울한 표정을 하고 누구와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고 보는가?  만약, 영정사진으로 문상객들에게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면 그들도 진짜 슬플 것이다. 문상을 오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생은 한번 왔다가 가는 것인데 그래도 마무리는 즐겁자는 것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할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인연이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아마도 이분들과의 만남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예정된 만남이라고 본다.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시청한 부인께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뤄진 결과물들이다. 원래 김일성같다는 남편이 촬영후, 처음으로 얼굴에 화장을 하고 사진을 찍었고, 즐겁게 사진을 찍은 적도 처음이라며 점심시간에 막걸리를 대접해주었다. 지금 이글은 한잔 술에 취해서 기분이 알딸딸한 상태에서 쓴 취중 블로깅임을 밝힌다. 칠십이 넘은 나이게 부부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은 노년을 즐겁게 하는 바른 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퇴촌이 댁이라 했다. 그곳에 오면 산삼주을 사 주시겠다고 약속했다. 고기를 사가지고 가서 그들의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자 한다. 그분의 어록이다. "인생 뭐 있나? 관계지. 막거리 마시며 즐겁게 사는거지." 그런데 그게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년의 즐거움이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