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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영화 속 사진은 이야기를 발단을 주도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무리 3d 영상으로 현란하게 관객을 유혹하는 영화라 할지라도 시나리오가 뒷받침이 안되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극적인 영화를 즐기던 내가 언제부터인지 잔잔한 로맨틱 영화를 좋아하고 있었다. 어느덧. 흥미로운 내용은 책장도 부드럽게 넘긴다.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어 공감할 수 없다면 그것은 많은 이들에게서 외면 받기에 충분하다.

한 영화의 시작을 여주인공이 사진 한장을 들고 전화를 하고 있다. 그녀의 직업은 'fact checker'이다. 일단 그녀는 귀엽다. 배우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이다. 빠질 듯한 눈동자가 진심어린 느낌을 준다. 사진 속에서 키스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이유는 그들이 자발적이냐 아니냐를 묻는 내용이며, 그 내용을 알아내는 회사의 요청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진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그녀의 직업과 하는 일이 관객의 시선을 끌며 영화속으로 잡아 끈다. 이렇게 사진이 영화의 시작을 연다.

레터스 투 줄리엣이라는 제목, 로미어와 줄리어의 도시 베로나에서 펼쳐지는 영화다.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의 시작에 직설화법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청춘남녀의 사진과 그것이 등장한 이유가 타당성과 흥미를 준다. 이렇게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세번씩이나 보게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동영상 속에 정지된 사진 한장의 의미는 많은 메시지를 담는다. 그 메시지란 영화 자체에서 주어지는 것이 있는가하면 관객, 즉 내가 찾아내고 나만이 느끼는 이야기를 제공하는 그 자체말이다. 이 영화는 실제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지는 직업들이 등장한다. 과거로 부터 온 편지의 주인공에게 대필을 통해서 전달하는 재미난 직업말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전개된다.

사실, 해병의 키스와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까지 거슬러 올라간 이유는 바로 이 사진때문이다. '프렌치 키스'의 전설, 프랑스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의 작품이다. 연출임이 밝혀짐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입찰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나중에 초상권침해와 배상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멋진 사진으로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사진은 현실을 납득시킨다. 키스의 황홀한 순간은 단지 순간일 뿐이다. 길어봤자 몇십분이다. 기네스에 올라 온 키스 시간 그 따위는 단지 기록을 위한 기록일 뿐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다. 비슷한 것들의 조합은 실증을 유발한다. 권태같은 따분함으로 치닫는다. 그 다음의 진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에서 차지하는 사랑이라는 현상을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 배우고 일하고 그리고 즐기는 그런 과정과도 같은 삶의 구성품들이 어떤 배열에 의해서 우리를 삶에 포함될까도 떠올리게 된다. 사진 속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는 로코코시대의 이런 애정행각의 일상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문화를 만들 듯, 이 사진을 찍은 시기에 이런 행위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민감하게 받아 들이 것임이 틀림없으나 외면된 시선을 연출임을 증거하고 있다. 또한 갑작스런 표현이 아닌 약간의 시간이 흐른듯 이들의 표정에는 안정감이 도는 듯까지 하다. 멋진 장면이라고 사람들의 찬사를 들었던 초기 작품과 연출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그런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처음 느꼈던 그 느낌을 버리지 않으려는 그것, 관성의 법칙처럼 그렇게 그 논제를 유보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무성한 이야기를 생성하는 샘물과 같다.

영화 속 사진은 이야기를 발단을 주도한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