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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사진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지속성. 선거사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는 정치와 선거, 이런 것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와 사진 이미지에 대한 현장체험을 바탕으로한 촉은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타인에게 멋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좋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그것보다 더 큰 복병도 없을 것이다. 

몇년에 한번씩 선거를 치루는 정치판에서는 오래전부터 전략적이었다. 옷의 색과 넥타이의 종류, 메시지의 전략, 매체의 활용, 사진과 TV의 배경까지 고려한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초등학생들의 전교 학생회장을 뽑는것이 정치의 축소판이라는 것이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후보 아이들이 찾아왔다. 물론 보호자의 의도이지만 컨셉회의를 요청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왜 회장을 하려고 하느냐고... 아이들은 술술 답변이 쏟아졌다. 자기와의 도전,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라고. '아니, 나한테까지 그런식으로 하지말고..... 그냥 여러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거잖아..' 라고 말을 마무리를 지으며 전략의 수립에 들어갔다. 심리적으로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접목하며 사진찍기에 들어갔다.

대중 심리를 선거에 대입해야 한다. 잘생긴 아이는 그 얼굴로 밀면 동성의 몰표가 질투 유발로 인하여 표가 빠져 나간다. 아이들은 재미난 것을 좋아한다.  이 후보자는 점잖은 듯, 장난끼가 많다. 그러므로 끼를 발산하는 것이다. 물론 특이한 사진은 벽보사진에서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1차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선거유세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액션이 필요하다. 이 후보자는 코믹한 춤을 추며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로 했다. 그래서 사진은 좌측의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 우측의 재미난 사진으로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시장이다. 사진은 사진전문가에게 찍고, 포스터는 포스터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물론 엄마들의 정보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소통하는 자세로,  형처럼 아우처럼' 이란 텍스트가 아이들에게 무슨 영향을 끼칠 것인가? 사람들은 이미지로 우선 판단하고, 말로써 그것을 검증하려 든다. 그럼 사진은 겸손하고 재미나게, 그리고 공약을 하는 무대에서는  코믹한 춤이 800명중 500명의 몰표를 받으며 회장에 선출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장 당선!


이 아이의 이미지를 검토하겠다. 영리한, 야무진, 똑똑한, 뭐 이런 단어들에다가 새침한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어른들은 좋아하지만 동료들은 시샘의 대상이며 경계의 대상이 될 확률이 크다. 물론 이 아이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며, 아이들과의 유대를 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유동층인 4-5학년이다. 그들은 이 후보자의 됨됨이를 알지 못한다. 단지 선거포스터와 유세장에서의 이미지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이미지는 밝고, 경쾌하며, 귀엽고 재미나며 부담이 없도록 해야 했다. 그 다음은 연설에서도 야무진 목소리가 아닌 즐거움이 묻어나는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부회장 당선!

초등학교 전교회장의 전략중에 하나는 4-5학년을 공략하는 것이다. 선거권자가 4,5,6학년이다. 그러나 6학년은 어른들의 선거판처럼 지역에서 나눠먹기를 한다. 그처럼 6학년은 자기반이나 원래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찍을거니깐 부동표이다. 그러나 4-5학년은 그렇지 않다.  

전교회장이나 부회장의 된다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엄마들의 치맛바람으로 치부하기에는 아이들의 미래에 연관성이 강력하다. 그때의 자존이 삶에 오래토록 영향을 미친다.  그 자존은 자신을 수렁으로 빠지는 것으로부터 견제한다. 그러나 항상 관심의 중심에서 평범함으로 돌아가게 되면 심한 상실감을 맞본다. 누구나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승승장구란 있을 수 없다. 파도의 굴곡처럼 인생이 원래 그렇다. 고진감래라, 그것은 어려움을 겪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달콤함을 말하지 않았던가? 

이실직고하자면, 나는 대학 졸업때까지 반장은 줄반장도 못했봤다. 그런데 35세에 산업교육원에서 반장을 시작으로 내 삶이 양지로 나온 것도 사실인듯하다. 리더의 역할을 나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책임져야한다는 용량증가가 나를 여유롭게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권한다. 반에서 회장도 좋지만, 더큰 물에서 노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