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Therapy

2014년, 백승휴의 가족을 찍다. 가족사진 테라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은 심리다. 피할 수 없는 영향력, 사람을 변화시킨다. 일명 가족사진 테라피이다. 포토테라피스트인 나는 임상실험을 우리 가족들에게 십수년간 해오고 있다. 그 효과는 탁월하다. 이런 지속적 행위를 통해서 얻어진 특혜가 더 많다. 그 첫째가 스튜디오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가족사진을 권할 필요도 없이 오랜세월동안 촬영해온 우리 가족사진을 보여주면 된다. 가족사진은 개인사진과 다르다. 개인에게 사진의 영향력이 1일라면, 가족에게 사진이 주는 힘은 10이 넘는다고 봐야한다.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인간이 혼자일 수 없듯, 융합적 관련을 맺으며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족사진의 테라피적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모처럼, 스튜디오에 흰색 벽지를 발랐다.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은 공간에 긴 의자 하나를 던져놨다. 그리고 가족들을 앉혔다. 그런데 뻔한 느낌이 싫었다.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올렸다.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리고 셀프 타이머를 10초가 아닌 2초로 고정시켰다. 셔터를 누르고 자리로 달려가는 행동을 반복했다. 생각보다 2초는 짧았다. 그런데 그런 급박한 상황이 가족들의 새로운 표정과 동작을 제공했다. 셔터를 누르고 빠르게, 점프하듯 달려오는 나의 모습이 가족들에게는 재미났나 보다. 지난 이야기이지만 내가 딸과 함께 뒤로 넘어져서 대형사고가 날뻔도 했다. 결과는 흥미로운 사진의 완성.  목적달성!

우리가족은 자주 웃는 편이다. 이유는 가장인 내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것을 표현하자고 했다. 이 사진은 10초의 셀프 타이머에 맡겨졌다. 서로 재잘 재잘 떠들면서 그 찰나를 상상하고 있었다. 웃어도 웃어도 후레쉬는 터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10초는 길었다. 실제 상황보다 오버해서 웃고 있는 우리 가족은 이 사진만 보면 진짜 우리가 그 순간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진다. 참고적으로 아들은 신종플루 감염자였다. 표정이 떨떠름하다. 교복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던 만큼 더이상 미룰 수 없기때문에 강행했다. 환자치고는 괜찮은 표정이라고 자타가 공인한다.

이미지는 사람의 감정을 전이시킨다. 좋은 사진은 좋은 감정을 주입시키기 때문에 사진이 테라피의 도구이다. 가족사진 테라피는 가족 모두에게 좋은 감정을 전달한다. 그래서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가족사진 테라피!


2014년, 백승휴의 가족을 찍다. 가족사진 테라피.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