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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로마는 raw 포멧이다. 가능성이다, 진행형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폐허처럼 보이는 콜로세움, 뽀로로마노는 버려진 곳이 아니었다. raw처럼 진행형이었다. raw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할때 우리에게 익숙했던 단어, 말그대로 날것이다. 그러나 날것의 의미는 신선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카메라의 포멧으로 jpeg와는 다른 raw! 완성되어진 jpeg와 다른 raw는 사진가에게 가능성과 자유를 안겨 준다. 사진을 찍은 다음의 프레임에 창작적 가능성을 준다. 로마가 그렇다.

이 사진은 환영으로 찌었다. 도나텔로와 브루넬리스키가 찾았던 로마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어둠과 같은 절망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았울때의 감회인 것이다. 환희, 이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행복이었으며, 인간에게 주는 최대의 축복이자 선물이 아니었을까? 그 순간이...

르네상스를 열었던 브루넬리스키와 도나텔로가 찾았던 로마, 그들은 오래된 과거 속에서 찾고자 했던 것이 비단 건축술뿐이었을까? 로마의 전성기에 존재하고 있었던 무의식처럼 깊숙히 잠들어 있던 '다양성에 대한 갈구'를 채우고자 했던 것을 아닐까. 오랜 시간 그들이 밞았던 폐허같은 곳에서 가능성의 희열을 맛봤던 그들이 있었기에 피렌체의 르네상스는 진정한 르네상스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먹거리는 식사후 소멸되지만, 창작자의 결실들은 또 다른 열정의 전이를 만들어내며 그들끼리의 리그를 벌이게 된다. 계기를 통한 활성화!

인간을 구성하는 육체와 정신, 그 외에 영혼을 추가했던 종교와 삶을 하나로 묶으려 했던 로마제국의 흔적이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땅 속 어디에선가 꿈틀거리고 있는 듯하다. 과거의 기운이 느껴졌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것처럼, 예술과 정신, 그 영혼의 합일은 로마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 비내리는 로마의 과거를 걸으며, 겹겹이 쌓인 퇴적층의 깊이처럼 버려진 돌 하나에도 역사가 읽혀지고 있었다.


로마는 raw 포멧이다. 가능성이다, 진행형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