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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백조의 물갈퀴, 베네치아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양파와 같은 곳이었다. 아름다울 수 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가 곳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삶 속에 사연이 존재하듯, 여행지에서 알게된 베네치아의 사연들이 그곳을 점점 정겹게 했다.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했을때 바닥에 고인 물을 발견했다. 비라도 내렸는가 싶었다. 지나가는 여인의 모습을 반영과 함께 찍고 있었다. 광장을 향한 밀물의 공격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들을 위협하는 바다와 싸워야 하는 현실을 이방인에게는 단지 색다른 볼거리가 되었던 것이었다.

낭만의 키워드, 곤돌라! 베네치아하면 떠오른다.  카메라에 잡힌 장면에서 또 다른 일면을 접하게 되었다. 이른 아침 일터로 나가는 가장의 모습이었다. 출렁이는 파도, 나무 말뚝에 묶여 있는 여유로운 곤돌라가 처음엔 보였다. 그러나 시선의 끝은 일터로 나가는 어느 가장의 모습이었다. 힘겹게 노를 젖는 모습이 그들에게 일상이었으며 삶의 현장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른 아침 곤돌라에서 노를 젖는 남자, 산 마르코 광장을 걸아가는 여자의 반영있게 하는 바닷물, 이 모든 것들이 베네치아가 낭만이라는 키워드로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바다에 꽂혀 있던 말뚝들이 파도에 속내를 드려냈다. 물에 잠긴 나무 토막이 절반이상은 물에 젖어 손상되어 있었다. 통나무가 바닥에 쌓여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평온한 듯 보이는 백조의 물갈퀴질 처럼, 베네치아인들은 자신의 생존의 위협하는 것들과 계속해서 싸워야하는 운명임을 알 수 있었다. 살아 있음을 하루도 잊지 않도록 구세주는 그들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백조의 물갈퀴, 베네치아를 바라보다.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