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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

사진전시, 도슨트라는 의미.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미래에는 기억을 맵핑해서 판다고 한다. 뇌과학의 발달이 선보이는 흥미로운 예견이다. 죽음이 무의미한 영원한 삶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실현될 모양이다. 재미, 즐거움이란 단어가 사람들의 관심사다. 모든 일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그거 재밌냐?'라고 물으며 서로의 이야기가 시작될 정도다. 2015년 중앙대학교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의 19기 수료전이 2016년 1월 20일부터 일주일간 열렸다. 과정의 1년은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새로운 것들을 체험함으로써 배움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았다. 쥐어짜는 기분으로 마지막 전시장에서의 체험을 만들어 주었다.

두장의 사진에 제목을 붙였다. <체험을 팔다>와 <관계를 만들다>이다. 이 내용은 보이지 않지만 큰 맥락에서 나의 교육적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체험을 팔다>란 누구를 위한 체험이며 누구에게 판다는  말일까? 이건 모두에게  판다는 것이다. 1년이란 기간동안 다양한 체험을 수강생들에게 시켰다. 요양원, 장애복지관, 모델학과 강의장, 그리고 다양한 워크샵을 통하여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강의장에서 관람객 앞에서 작가의 의도를 설명하는 사진가, 그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체험을 하고 있다. 작가적 마인드와 촬영방법, 그리고 그녀가 체험했던 보따리를 풀며 소통과 공감을 하게 된다. 앞에 선 사진가에게는 도슨트의 체험까지를 판 것이고, 도슨트역할의 사진가는 관람객에게 자신의 체험을 팔고 있는 것이다. 체험은 또 다른 체험을 부른다.

<관계를 팔다>  

사진가가 설명하는 모습보다는 그가 촬영한 작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구이다. 이제 사진이라는 역할이 생산에서 역할을 하는 도구로 변화된 것이다. 이 문제는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언급했지만 소유가 아니라 접속이란 의미,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쪽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연주가와 관람객의 역할이었던 공연장의 관계가 좀 더 친근한 관계로 이어지기위한 수순이다. 사진가가 연주자를 찍어 전시했다. 연주자는 전시장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자신을 찍어준 사진가와 좋은 관계로 진척된다. 사진은 선물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선물을 주고 받으며 가까워진 관계는 그 무엇보다도 큰 결실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사진이라는 유형의 선물에는 무형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무형은 기억할 수 있는 제안이자 그 체험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역할을 하는 단서이다. 뇌물치곤 거부할 수 없는 뇌물임에 틀림없다. 그 사진안에 자신이 즐거워하는 그 모습이 그를 붙잡아 놓는다.

체험이든, 관계가 좋아지든 사진이라는 컨텐츠가 해낼 수 있는 일들은 기존 의미보다 확장되었다. 사진이 디지털화되면서 메시지로 전했던 것을 프린트해서 손에 쥐어줬을 때 그들의 얼굴을 봤다. 필름시절에 당연했던 인화된 사진, 이제는 신선한 체험이 되어버렸다. 때로는 시대를 거스르는 방식으로라도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길 사람들은 기대한다.


사진전시, 도슨트라는 의미.  인물사진컨텐츠전문가과정.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