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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휴 칼럼/Photo Essay

인도사람의 무표정(Expressionless)이 갖는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 찍을때 <웃으라>고 한다. 감정을 강요하는 행위이다. 얼굴에는 수많은 표정이 있다. 웃음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표정은 그 사람의 감정일 뿐 아니라 살아온 습성도 담겨있다. 무표정, 영어로 Expressionless의 less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줄인다는 의미이다. 표정엔 무표정이란 있을 수 없다. 무표정에도 표정은 존재한다. 표정이 없다니? 말도 안된다.

인도 사람들이다. 찡그리거나 활짝 웃진 않았지만 이걸 누가 무표정이라 할까? 눈빛에는 수많은 시간과 그 안에 무엇이 존재다. 즉석촬영이다. 그래서 더 <그 사람>이 보인다. 그을린 피부, 꾸밈없는 모습, 그를 대신하는 의상이 그렇다. 여성은 호텔직원이고, 남성은 기차 안의 즉석만남이다. 사진 두 장을 건진 것만으로도 인도여행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무채색은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린다. 자신을 내려 놓은 것처럼 모두를 받아들인다. 무표정도 그렇다. 무표정은 읽어내는 이의 몫이다. 무표정은 상대를 내 시선으로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여유를 준다. 결론은 이렇다. 무표정은 표정이 없음으로 해석하지 말라.

무표정(Expressionless)이 갖는 의미.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