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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erapy/인물분석

여자가 춤을 출땐...(이경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아이에겐 춤을 가르치지 않아도 음악소리에 맞춰 흥겨운 몸짓을 한다. 춤은 내면의 끼를 발산하는 것이며, 몸은 그 자체에서 리듬을 읽어낸다. 프로 댄서는 춤의 반복을 통해서 완성도를 높일 뿐이다. 이 여인은 누구인가? 춤꾼은 아니며, 아이를 키웠고 남편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아온 주부다. 50이 가까워지면서 자신을 만나고 싶었던 그냥 여자다.

100일기도처럼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몸매를 만들어냈다. 사진 속의 이미지는 진공상태속의 상황처럼 최고의 정제된 기운을 가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가지 묻고 싶다. 왜 여자만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해야 하는가가 궁금해진다.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달라운 상황들은 아닐거다. 치장한다는 것은 나를 위함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본다. 그럼 남자가 화려한 의상과 화장으로 단점을 보완하면 어떨까를 생각해봤다. 그리 나쁘진 않을 거란 생각이다. 나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과정은 타인에 대한 시선을 고려한 행위인 것이다. 나는 오늘도 파마머리에 빨강 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거두절미하고 이 여인은 자태는 어떤가? 건강미가 물씬 풍기는 긍정적인 미소,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스물거리는 감정의 흔들림이 고스란히 전사되고 있다. 대비되는 두 사진 속에 똑같은 얼굴. 웃고 있다. 춤을 추며 웃음짓는 얼굴과 절제된 미소속에 비춰진 아름다운 느낌은 닮아 있다. 보디빌더의 근육의 구성미와 노을거리는 피부톤이 여성의 역설적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아름다움이 정제된 근육과 잔잔한 긴장감속에 여성의 자태는 신개념의 미인임에 틀림없다. 여자의 날렵함은 남자의 생각을 가로챈다. 그 스침은 나의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오만분의 일초로도 잡아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