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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파도소리를 갈망하는 소년! 노현석작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이유없이 그냥 좋아하는 건 없다. 그런 것에는 반듯이 이유가 있다. 조용한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조용한 바닷가란 없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바위나 해안가를 때리며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없앨 수 있는게 딱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 소리에 관심을 끊거나 파도소리를 즐기면 된다. 거센 파도가 있는 그곳에서도 조용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범상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사람, 사진가 노현석이다.

파도는 쉬지 않는다. 강약의 리듬만이 존재할 뿐. 그 지속성은 예술가들이 닮아야하는 항목이기도 하다. 강하게 밀려오는 파도는 갈매기를 집어 삼킬듯 하다. 때로는 탱크가 밀려오듯, 호랑이의 고함소리보다도 더 강력한 파도. 부서지는 포말은 사진가들에게 매력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장노출에서 그 이미지를 극대화해주는 효소같은 존재이다. 석양을 가로질러 붉게 타오르는 용광로처럼 보이는 것이 사진전체의 이미지를 완성시키고 있다. 교각에 묻어난 노랑은 작가에게 환희이다.  또한 가을 하늘의 뭉게 구름은 화가가 그려낸 화폭을 연상시킨다.

뭔가를 쫒아가기라도 하듯, 파도쪽으로 다가갔다. 그 우렁찬 소리를 들으러 간 것이다. 거친파도 소리를 즐기는 이유가 뭘까?  이유를 찾는 것은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았다는 듯 말끝에는 설렘이 묻어 있었다. 즐기는 것이란 원래 반복을 통하여 식상함을 부른다. 그러나 식상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빙산의 일각처럼 무의식 속에 담긴 무수한 나의 모습을 찾는 것이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관심, 타인으로의 것도 좋으나 나 스스로에게서 그런 부름을 받게 되면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어린 시절, 그는 물속에서 두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던 당시를 회상했다. 물속에서 의식을 잃어가면서 느꼈던 그 평온함을 말했다. 사진이라는 가시적 영상이 그를 그곳으로 찾아가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나는 영화, 그랑블루가 떠올랐다. 아버지를 삼켜버린 바다에서 심해잠수를 하며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느꼈던 그 평온함이 떠올랐다. 뤽 베송감독의  그랑블루는 바다를 사랑한 남자 자크의 바다에 대한 무한관심을 말한다. 이 바닷가 촬영은 작가, 노현석에게 자신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그에게 두번째 인생은 사진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이 자신의 섬으로 인도하고 있다. 바닷가에서 그는 어린 시절을 온몸으로 만나고 있었다. 그 질감을 만끽하러 돌아온 소년, 그는 바다앞에 서있었다. 

   

행복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다. 사진은 분명 나를 만나게 하는 매개임에 틀림없다. 사진은 오감을 시각으로 통일시킨다. 그는 파도소리를 화폭에 담았다.  이제 노현석은 산꼭대기에서도 파도소리를 찍게 될 것이다. 파도는 노현석에게 주제어이다. 언제나.

파도소리를 갈망하는 소년! 노현석작가.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