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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백작가의 '작가만들기'교실

사람이냐 풍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해운대, 오륙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풍경이냐 사람이냐? 카메라에게 잉태의 기쁨은 셔터소리로 대신한다. 숙소의 창가에서 카메라를 드리우며 촬영을 한다는 것은 유리창에 묻은 먼지까지 렌즈 앞의 휠터처럼 부각될 수 있는 허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상황 자체를 촬영하는 나의 표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찍고 있는 사람을 찍는 듯하지만 멋지게 펼쳐진 풍광을 넣은 것이다. 시선은 양분된다. 그러나 촬영자의 뒤테는 익명이 담보되면서 시선은 풍광으로 향한다. 또 다시, 사진 찍는 사람이라는 보통명사가 다시 시선을 잡아 끈다. 이유는 정중앙에 놓던지, 아니면 삼분활법에 의한 시선확보의 수순을 밟던지 관자의 해석은 다양성으로 변화되면서 흥겹게 놀이를 시작한다.  

창문앞에 놓인 다른 카메라는 동료들의 휴식을 말해준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의 복장은 다분히 의도된 것처럼 보인다. 실내에서 모자까지 착용했다는 것에 대한 준비성이란. 집중하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은 그 내면까지 훔쳐 보게 한다. 파인더에 찰삭 달라붙은 얼굴은 풍광에 대한 애착이 담긴다. 부산 해운대의 광안대교다. 밤에 비춰졌던 불빛은 잦아 들고, 아침의 고요함 속에 하늘과 바다의 색감이 닮아 있다. 광안대교는 밤에 사진가들의 요깃거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프레임에 가득찰 그 장관보다도 게으른 자의 변명같지만 이야기를 담은 그 내용이 덧붙여지면서 더욱 스토리가 말을 하기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면서 재미를 덧붙인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의 노랫가락이 들려온다. 그 주인공이 먼발취에서 우리를 부르다. 찍는 이는 작업을 접고 있다. 정지된 장면이 아닌 마무리를 지어가는 역동적 형태가 특징적이다. 화각을 약간은 낮은 곳에서 모델을 비추는 상황이 모델을 부각시키기에 좋다. 삼각대와 사진가를 연결짓는 끈이 관계를 규정한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말해주는 끈의 역할이 실루엣의 대비를 통해서 더욱 풍성하다. 점으로 보이는 오륙도가 더욱 시선을 끄는 것은 작은 선이 만들어내는 신비주의에 있다.  감추고자 하면 더욱 보고자하는 간절함처럼, 작은 점은 없어져버릴 듯한 아쉬움을 부여잡고자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연유된 것은 아닐까 싶다. 

사진이 풍경이냐 인물이냐를 고민하기에 앞서 뭘 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찍는 사람의 의도이상으로 관자의 해석에 좌우될 현재의 모습은 우리를 더욱 그곳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사진은 재미난 숨바꼭질처럼 흥미를 더하는 수다떨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람이냐 풍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해운대, 오륙도)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